[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왕가위벌과 밑들이벌의 산란 전쟁 전반전 결과가 나왔다.
산란 전쟁이 일어난 장소는 서울교육대학교 테니스장 어닝 기둥에 있는 약 2.5㎝ 깊이의 작은 구멍들이다.
앞서 서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신동훈 교수는 기둥의 구멍 여러 곳에서 왕가위벌의 산란이 이뤄졌고, 뒤이어 기생벌인 밑들이벌의 산란이 이어져 산란 전쟁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당시 상황은 지난달 3일 <뉴스펭귄>에서 '서울교대서 벌어진 산란 전쟁…왕가위벌 vs 밑들이벌 (영상)' 기사로 다룬 바 있다.
왕가위벌은 큰 날개 소리 때문에 말벌로 오인을 받기도 하지만, 침이 없어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야생벌이다. 산란 시 구멍을 찾아 꿀과 꽃가루를 뭉친 경단을 먹이로 넣은 후 알을 낳고, 송진으로 벽을 만드는 식으로 여러 칸의 산란방을 조성한다.
밑들이벌은 긴 산란관을 왕가위벌 산란방에 꽂아 넣어 애벌레에 알을 낳는 기생벌이다.
기둥 구멍에 조성된 산란방에서 왕가위벌이 나올 것인지 밑들이벌이 나올 것인지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던 중, 지난 20일 신동훈 교수가 3개 구멍에서 밑들이벌 3마리가, 22일 2개 구멍에서 밑들이벌 2마리가 나왔다는 소식을 <뉴스펭귄>에 전했다.
그는 "학생들은 왕가위벌을 응원했지만, 자연의 세계는 매우 냉정했다"며 "밑들이벌을 너무 미워하지 말아 달라. 기생은 생물다양성을 확대시키고 진화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여 전했다.
신동훈 교수는 "문헌에는 6월경에 나타난다고 했지만, 최근 들어 낮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밑들이벌이 일찍 나왔다"며 "3마리는 지난 18일 오후 거의 동시에 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어떤 벌이 나오는지 확인되지 않은 산란방을 포함해 이미 밑들이벌이 나온 구멍도 계속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신 교수는 "구멍 깊이가 2.5㎝에 불과하기 때문에 왕가위벌이 구멍 한 개에 1~2개 알을 낳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멍에서 또 나올 수도 있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신동훈 교수는 개인 유튜브 채널 '생물관찰—WhyTV'를 통해서도 관련 소식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해당 채널에서 산란 전쟁의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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