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은 태풍' 갈수록 강해진다는데… 봄철 기록도 경신

  • 조은비 기자
  • 2021.05.04 17:01
지난달 필리핀 인근에 태풍 수리개가 발생했다 (사진 필리핀 일기예보 페이스북)/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올해 봄철 역대 가장 강력한 태풍이 발생했다. 그 원인으로는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가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필리핀은 인근에서 발생한 태풍 수리개(SURIGAE)로 인해 2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대피해야 하는 피해를 겪었다. 해상에서는 화물선이 좌초돼 선원 20명이 실종되는 일이 발생했다.

수리개로 인한 홍수 피해를 입은 필리핀의 한 마을 (사진 필리핀 일기예보 페이스북)/뉴스펭귄

수리개는 시간당 최대 풍속 195mph으로 5월 이전에 발생했던 태풍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리개를 포함해 190mph 이상의 풍속을 기록한 태풍은 전 세계에서 20개뿐이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이처럼 강력한 태풍이 발생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는 지구가열화가 꼽히고 있다. 4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수리개에서 '태풍 급강화' 현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태풍이 발생한 뒤 단기간 내에 높은 열에너지를 받아 생기는 현상으로, 태풍의 강도가 더욱 강해지게 된다.

지구가열화의 영향으로 태풍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은 지난해 12월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도 공개됐다. IBS는 슈퍼컴퓨터 알레프를 활용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할수록 강력한 태풍이 발생한다는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이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할 경우, 3등급 이상의 태풍 발생 확률도 50% 가까이 늘어난다. 해당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