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이긴 한데...' 이산화탄소 재활용 기술의 득과 실

  • 임병선 기자
  • 2021.04.19 16:06
이산화탄소로 만든 보드카 (사진 Air Company)/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지구가열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기술이 확산하고 있지만, 논란도 뒤따른다.

이산화탄소는 열을 가두는 능력이 높은 기체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를 유발한 주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이산화탄소를 탈바꿈해 각종 제품에 활용하는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영국 언론 가디언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사이언스뮤지엄은 공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제작한 요가 매트, 치약 등을 소개하는 전시를 오는 5월 19일부터 개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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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활용 기술을 활용한 여러 제품이 시장에 여럿 나와 있다.

이산화탄소를 에탄올로 변환하는 기술은 2016년 10월 개발 완료됐다. 에탄올은 에틸알코올로도 불리며 소주와 같은 술을 만드는 '주정'과 동일하다.

미국 스타트업 에어컴퍼니(Air Company)는 뉴욕시 인근 공장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에탄올로 변환해 이를 원료로 만든 주류 제품 '에어코 보드카(Air Co. Vodka)'를 내놨다. 지난해 3월에는 같은 방식으로 손소독제를 출시했다.

이산화탄소로 만든 에탄올을 활용한 손소독제 (사진 Air Company)/뉴스펭귄

이산화탄소의 변신은 에탄올에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 기업 SK머티리얼즈는 다른 부산물 없이 이산화탄소를 가솔린을 대체할 연료로 전환시키는 촉매 기술 '키어솔'을 보유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데 쓰이는 촉매재 '키어솔' (사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뉴스펭귄

앞서 지난달에는 이산화탄소를 단백질로 바꿔 동물 사료에 활용하는 영국 기업 '딥브랜치(Deep Branch)'의 신기술이 주목받기도 했다.

이산화탄소를 사료용 단백질로 변환하는 기술 모식도 (사진 Deep Branch)/뉴스펭귄
이산화탄소로 만든 단백질 시제품 (사진 Deep Branch)/뉴스펭귄

하지만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측은 이산화탄소가 경제활동 시 어쩔 수 없이 발생하고, 또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데도 필요하므로 공장이나 공기 중에서 모은 이산화탄소를 다시 활용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구가열화를 가속하는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활용해 다시 공기 중으로 내보내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사이언스뮤지엄은 이번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 전시에 화석연료 기업인 '로열 더치 쉘'의 후원을 받으면서 논란이 됐다. 로열 더치 쉘은 앞서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연료로 바꾸는 기술에 자금을 투자했는데, 한편에서 연료 변환 기술이 정유사의 새로운 자금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공기를 빨아들여 이산화탄소만 따로 포집하는 기술 조감도 (사진 Carbon Engineering)/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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