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로 포대자루 만들 수 있을까?… 인공 광합성 개발 '활발'

  • 조은비 기자
  • 2021.03.11 15:30
(사진 Pixabay)/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미생물을 이용한 인공 광합성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카이스트(이하 KAIST)는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 연구팀이 기후위기의 주된 요인인 C1 가스를 고부가가치 바이오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C1가스는 이산화탄소(CO₂), 일산화탄소(CO) 등 탄소 1개로 구성된 가스를 뜻한다.

조 교수 연구팀은 광 나노입자가 빛을 받으면 내놓는 전자를 미생물이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고효율 광 나노입자가 표면에 부착된 미생물-광 나노입자 인공 광합성 시스템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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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를 주관한 조 교수는 뉴스펭귄과 인터뷰에서 해당 기술이 기후위기 대응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묻는 질문에 대해 "이산화탄소나 일산화탄소, 메탄(CH₄) 등은 기후위기에 원인이 되는 가스인데, 그동안은 이를 유용한 물질로 변환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석유자원에 해당하는 플라스틱 등을 이산화탄소로 대체해서 만들 수 있으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석유자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미생물을 키우는 것"이라며 "미생물의 문제점은 영양분을 줘야한다는 것인데, 나무껍질 등과 같은 비식량자원을 이용해서 이런 물질들을 만들어주면 기후위기 대응기술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 (사진 KAIST)/뉴스펭귄

조 교수는 "그래서 빛의 에너지를 미생물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반도체에 들어가는 나노물질 황화카드뮴(CdS)이 빛을 받으면 에너지를 받는 성질이 있다는 점이 떠올랐다"며 "황화카드뮴(CdS)을 미생물에 붙였더니, 미생물에 있는 다양한 구성성분이 황화카드뮴(CdS)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이용해서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이고 이를 물질로 바꾸는 놀라운 프로세스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계획에 대해 "이처럼 이산화탄소가 나노물질, 미생물을 거쳐 물질로 바뀌는 프로세스를 통해 포대자루와 같은 특정 물질을 만들어보는 것이 우리의 다음 연구 목표"라고 덧붙였다.

KAIST 생명과학과 진상락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에 게재됐다.

인공 광합성 기술은 기후위기에 대응해 전 세계 곳곳에서 연구되고 있는 기술로,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은 햇빛과 이산화탄소, 물을 이용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인공 광합성 장치를 개발했다. 관련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에너지에서 살펴볼 수 있다.

또 같은 해 일본 오카야마(岡山)대학 연구팀은 물분자를 분해해 산소를 만들어내는 인공 광합성 기술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었다.

미국에서도 관련 연구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018년 미국 에너지 혁신 허브 인 미 에너지부의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와 인공 광합성 공동센터 연구원은 햇빛과 물을 수소와 전기로 전환시키는 인공 광합성 장치를 네이처 머티리얼즈에 발표했다.

광나노입자 기반 인공광합성 시스템 (사진 KAIST)/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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