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검은발족제비' 코로나19 백신 맞았다

  • 홍수현 기자
  • 2020.12.29 08:00
(사진 USFWS Mountain-Prairie)/뉴스펭귄

북미에서 가장 취약한 멸종위기종 중 하나로 꼽히는 '검은발족제비'에게 코로나19 백신이 투여됐다.

23일(현지시각) 미국 CNN 등 현지매체는 미국 국립 야생동물 보건센터와 어류·야생동물국이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봄부터 가을까지 콜로라도주에 있는 국립 보호소에서 보호 중이던 검은발족제비(black-footed ferret) 180마리 중 120마리에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 야생동물 보건센터의 토니 록(Tonie Rocke) 박사는 "검은발족제비는 최근 덴마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로 집단 도살당한 '밍크'와 유전적으로 굉장히 유사하다"고 투약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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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발족제비는 한때 미국 서부에서 굉장히 흔하게 볼 수 있는 토착종이었으나 농업과 방목 및 기타 인간 활동으로 지난 수십 년간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사실상 지난 1979년 멸종된 것으로 선언됐다. 

이후 와이오밍의 한 목장에서 18마리의 소규모 개체군이 우연히 발견되며 인공번식이 이뤄져 현재는 콜로라도 국립 보호소에서 관리를 받고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Ltshears)/뉴스펭귄

록 박사는 "1세 전후의 수컷에 첫 번째 접종을 실시하고, 몇 주 후에 추가 접종을 실시했는데, 두 번째 주사를 맞은 뒤 혈액검사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나타났다"고 결과를 밝혔다. 

180마리 중 120마리만 접종한 것은 백신을 맞은 개체 후에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지난 30년간 검은발족제비 복원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가버 코디네이터(Pete Gober)는 "코로나19 같은 질병이 멸종위기종 복원에 가장 큰 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애틀에 있는 전염병 연구소의 백신학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코리 캐스퍼(Corey Casper) 박사는 "코로나19같이 전염성이 높은 호흡기 바이러스의 경우 야생동물이 '바이러스 저수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동물을 위한 백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며 질병은 사람 뿐 아닌 개, 고양이, 족제비, 햄스터, 사자, 호랑이, 돌고래, 밍크등 다양한 야생동물까지 번졌다.

다만 현재까지 밍크는 인간으로부터 바이러스가 감염됐지만, 이를 다시 사람에게 옮긴 유일한 동물로 알려졌다. 게다가 밍크의 변이 바이러스는 코로나 완치자로부터 추출한 항체가 잘 듣지 않아 자칫 인간에게 퍼질경우 백신이 무력화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결국 지난달 덴마크 정부는 밍크 1700만 마리를 살처분 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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