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에 엉켜 붙은 그물조각" 제주 해상서 떠오른 멸종위기종 참고래 부검 결과

  • 김도담 기자
  • 2020.08.26 08:59
고래수염에서 발견된 그물조각(사진 인하대)/뉴스펭귄

인하대 연구진이 대형 참고래 체내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견해 이 결과를 논문으로 공개했다. 

인하대 해양과학과 김태원 교수가 연구책임을 맡고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전공 석사과정 임지빈 학생이 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동아시아에서 대형 고래의 플라스틱 쓰레기 섭취에 대한 최초 기록으로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시사한다.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은 JCR(Journal Citation Reports) MARINE & FRESHWATER BIOLOGY 분야 상위 5 % 내 저널 ‘Marine Pollution Bulletin’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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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인하대 해양과학과 해양동물학연구실과 세계자연기금(WWF), 제주대를 비롯한 대학 연합 연구진은 제주 한림읍 해변에 죽은 채 떠밀려온 몸길이 12.3m의 암컷 참고래 사체를 부검했다. 참고래는 최대 25m까지 자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형 고래로 세계자연보전연맹의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분류된다.

제주 해양서 발견된 참고래(사진 제주해양경찰서 제공)/뉴스펭귄

연구 결과 생후 1년가량 된 이 고래의 위장과 소장에서 길이 1.2m의 낚싯줄을 포함해 총 45개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견했다. 그중 가장 많이 발견된 것은 폴리에틸렌 재질의 그물 조각이었다. 일부는 고래수염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수염에 엉겨 붙을 경우 고래수염의 구조를 변화시켜 고래의 먹이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태원 교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의 상위포식자인 참고래와 같은 큰 생물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를 우리가 다시 먹을 수도 있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래 체내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사진 인하대)/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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