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긴수염고래 새끼 17마리 확인... "고무적인 신호지만 이미 멸종위기"

  • 이후림 기자
  • 2021.04.06 08:00
어미와 새끼 북대서양긴수염고래 (사진 플로리다 어류 야생동물 보존 위원회 FWC 'Florida Fish and Wildlife Conservation Commission'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고무적인 수의 북대서양긴수염고래가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사망률이 출산율을 앞지르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해양대기국(이하 NOAA)이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해 3월까지 미국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사이에서 어미와 함께 헤엄치는 멸종위기 북대서양긴수염고래 새끼 17마리를 확인했다.

2018년 전문가들은 멸종위기에 처한 북대서양긴수염고래가 급기야 30년 만에 처음으로 새끼를 한 마리도 낳지 않아 멸종을 예측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17마리의 새끼가 포착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소식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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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이어 한 마리의 새끼가 보트 프로펠러에 치여 사망했다는 소식이 보도되며 전문가들은 고래 사망률이 출산율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일부 환경보호단체들은 고래가 새로운 바다에서 적응하며 번식할 수 있는 기회가 주로 인공적인 원인으로 인해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전문가들이 2017년부터 미국과 캐나다 해역에서 34마리의 북대서양긴수염고래 사체를 확인한 결과 이들의 주요 사망 원인은 상업적 어업에 사용되는 어구에 끼임 혹은 보트 및 선박 충돌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미와 새끼 북대서양긴수염고래 (사진 플로리다 어류 야생동물 보존 위원회 FWC 'Florida Fish and Wildlife Conservation Commission'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보스턴 뉴잉글랜드아쿠아리움 연구원 필립해밀턴(Philip Hamilton)은 "인간으로 인한 북대서양긴수염고래 사망률을 줄이거나 없앤다면 출생률은 자연적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이들을 죽이면서 번식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경고했다.

이에 미국 연방정부 해양수산부 대변인 앨리슨개럿(Allison Garrett)은 상업적 어업에 사용되는 어구에 사망하는 고래 수를 줄이기 위해 대서양 해역 대형 선박에 대한 속도 제한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북대서양긴수염고래 개체 수는 약 360마리로 멸종위기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등급으로 분류됐다.

조지아 주 고래 조사 감독관 클레이조지(Clay Georgia)는 "최근 이례적인 북대서양긴수염고래 출산이 앞으로 계속될 개체 수 증가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들의 개체 수가 안정되려면 매년 약 24마리의 새끼를 출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대서양긴수염고래 IUCN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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