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기후동행쉼터'... 매니저·직원은 "몰라요"

  • 유호연 인턴기자
  • 2024.03.15 17:14
마포구의 기후동행쉼터 매장에서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마포구의 기후동행쉼터 매장에서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유호연 인턴기자] "전기세라도 일부 지원해 준다든지"

서울시의 '기후동행쉼터' 시범운영 마지막 날(15일), <뉴스펭귄>은 이 사업이 잘 시행되고 있는지 취재했다.

기후동행쉼터는 서울시가 편의점 41곳와 협약을 맺어 시민들이 언제든 편하게 방문해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게 한 사업이다. 2월 29일부터 3월 15일까지 시범 운영됐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마포구의 기후동행쉼터 매장. 현판이 부착돼 있지 않아 시민들이 알 수 없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마포구의 기후동행쉼터 매장. 현판이 부착돼 있지 않아 시민들이 알 수 없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은 서울 3개 자치구(마포구, 서대문구, 성북구)에 기후동행쉼터로 지정된 편의점 5곳을 취재했다. 서울시는 "현판을 부착해 시민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다"고 기후동행쉼터를 소개했지만 5곳 중 2곳은 현판이 부착돼 있지 않았다. 

또 기후동행쉼터에 대해 시민들은 물론 편의점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잘 알지 못했다. 방문한 5곳 중 3곳이 당시 근무하던 매니저, 직원, 아르바이트생이 기후동행쉼터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포구에 위치한 본사 직영 편의점에선 현판이 부착돼 있지 않았고 담당 매니저도 해당 사업에 대해 몰랐다.

성북구 편의점에 부착된 기후동행쉼터 현판. 직원은 사업이 진행 중인지 몰랐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성북구 편의점에 부착된 기후동행쉼터 현판. 직원은 사업이 진행 중인지 몰랐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성북구에 위치한 편의점은 현판은 부착돼 있었지만 저녁 시간에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은 해당 기후동행쉼터에 대한 내용을 알지 못했다.

마포구에 다른 편의점의 문석현 점주는 사업 이후 이용자들이 늘었냐는 질문에 "체감은 못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기후동행쉼터를 우리(편의점 측)는 알지만 일반 시민들이 과연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라고 우려했다.

마포구에 위치한 기후동행쉼터 편의점. 문석현 점주가 계산하고 있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마포구에 위치한 기후동행쉼터 편의점. 문석현 점주가 계산하고 있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또 "여름이나 겨울이 되면 평상시보다 에어컨과 히터를 쉼터 때문에 더 틀어야 한다"며 점주들의 애로사항을 말했다. 그는 "편의점 입장에선 이로운 게 없다"면서 "시에서 쉼터를 운영하는 곳에 전기세라도 일부 지원해 준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쉼터를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사업의 방향성을 제안했다.

서대문구에 위치한 매장의 매니저는 "시민들의 인지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부분"이라며 시민들에 홍보가 부족한 현재 상황을 지적했다.

마포구에 또 다른 매장도 스티커가 부착돼 있지 않고 직원도 해당 사업을 알지 못했다. 이 매장은 공간이 협소했는데 의자나 책상이 전혀 없어 쉼터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마포구에 위치한 기후동행쉼터 편의점. 장소가 협소해 쉼터 역할을 하기 어렵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마포구에 위치한 기후동행쉼터 편의점. 장소가 협소해 쉼터 역할을 하기 어렵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서울시 강남태 재난안전예방과장은 시민 홍보 부족에 대한 질문에 "한파가 끝나서 이용하는 시민들이 적을 수 있다. 시범운영 기간이기 때문에 이후 점점 확산되리라 예상"한다고 <뉴스펭귄>에 밝혔다.

보상방법에 관한 질문엔 "우수 점주 서울시장표창과 서울시채널을 통한 홍보가 협의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동행쉼터로 냉난방 에너지를 나누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며 시민들과 편의점이 친근하게 상생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