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의 1이 멸종위기, '메콩강의 눈물' 

[뉴스펭귄 안수연 인턴기자]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생태계를 보유한 메콩강에 서식하는 물고기 5분의 1 이상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자연보호기금(이하 WWF)은 댐 건설과 모래 채취, 오염 등의 영향으로 메콩강의 어류 5마리 중 1마리 이상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실제로는 그 수치가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총 길이 4020㎞의 메콩강은 중국 윈난성에서 발원, 미얀마와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 6개 국에 걸쳐 흐른다. 1100종 이상의 물고기가 서식, 아마존과 콩고 유역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종 다양성이 풍부한 강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물고기 중 일부가 이 강에 살고 있으며, 그중에는 세계 최대의 민물고기인 거대민물가오리와 최대 300㎏까지 나가는 거대 잉어인 자이언트바브도 포함된다. 

메콩강에서는 매년 50억마리가 넘는 물고기가 산란을 위해 상류로 이동, 지구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 이동'이 일어난다. 

메콩강은 현재 과도한 댐 건설과 도시확장 등 '지속가능하지 않은 개발'과 자원추출 등으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위기를 맞고 있다. 

댐은 관개와 물 공급 등의 목적으로 건설되지만, 이는 강의 자연적인 흐름을 방해하고 어류의 이동경로를 차단한다. 또 하류 지역의 물 공급에 영향을 준다. 

연구에 참여한 루퍼트 콜린 자연사박물관 어류 수석 큐레이터는 대형 수력발전 댐이 생태계 연결성을 저하해 대형 메기와 같은 종의 이동을 방해하고 번식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는 “번식할 준비가 된 물고기가 산란 장소에 도착하는 수가 적어지면 종의 개체 수가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물고기 개체 수의 감소는 이를 먹이로 하는 동물들에게도 위협이 된다. 그 중에는 서식지가 매우 제한적인 이라와디돌고래도 포함되는데 이 포유류는 메콩강에서 단 90마리만 남아 있다. 

메콩강은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어업이 이뤄지며 이는 연간 약 86억파운드(우리 돈 약 15조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류 메콩 유역에 거주하는 가구의 3분의 2가 어업에 의존하고 있다. 4천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산업에 종사하고 메콩강에서 잡히는 어류를 식량으로 소비한다. 

WWF는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메콩강에서 어획되는 물고기 수가 줄면서 어업 가치가 3분의 1로 급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는 현지 주민들의 생계뿐만 아니라 더 넓은 생태계에도 위협이 된다.

메콩강에서 얻는 단백질 양의 절반을 돼지고기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영국 섬의 서쪽에 위치한 국가 웨일즈의 약 2.5배 크기인 5만2000km²의 땅을 목초지로 전환해야 한다. 

WWF는 메콩강이 통과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담수 생태계 복원을 위해 불필요한 댐 제거와 서식지 복원, 수질 개선 조치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