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의 청소부' 희귀독수리 세 가족, 죽은 채 발견

  • 이수연 기자
  • 2024.03.12 13:49
사막 절벽에서 죽은 채 발견된 그리폰독수리. (사진 Israel Nature and Parks Authority)/뉴스펭귄
사막 절벽에서 죽은 채 발견된 그리폰독수리. (사진 Israel Nature and Parks Authority)/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이스라엘 희귀 독수리 가족이 유대광야 절벽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이스라엘 자연공원국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그리폰독수리 성체 2마리와 새끼가 유대광야의 한 절벽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고 9일 발표했다. 유대광야는 예수가 40일 동안 금식했다고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암컷과 수컷, 그리고 새끼가 한 둥지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당국은 이들이 가족이었던 것으로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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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당국은 암컷 그리폰독수리에 장착한 위치 추적기에 한동안 움직임이 기록되지 않자 위험한 상황임을 감지했다. 이 그리폰독수리는 6년 전 예루살렘동물원에서 태어나 야생으로 방사됐다. 

(사진 Israel Nature and Parks Authority)/뉴스펭귄
사망한 그리폰독수리 가족. (사진 Israel Nature and Parks Authority)/뉴스펭귄

아직 부검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당국은 그리폰독수리 가족이 독극물 중독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로 치료를 받은 동물 사체를 섭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유리 나베 자연공원국 부국장은 "같은 사체를 먹은 다른 독수리들도 죽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폰독수리는 썩은 고기를 빠르게 먹어 치우는 자연의 청소부다. 독수리의 위산은 사체에 있는 균이 사라질 정도로 강하며, 그 덕분에 전염병 등이 퍼지지 않는다.

우리말로 '흰목대머리독수리'인 그리폰독수리는 고산대머리수리속에 속하는 독수리 중 유일하게 멸종위기종이 아니다. 유럽, 중동, 북아프리카에 서식한다. 그중 이스라엘에 사는 그리폰독수리는 2012년 여름 146마리에서 2020년 여름 206마리로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 Israel Nature and Parks Authority)/뉴스펭귄
그리폰독수리. (사진 Israel Nature and Parks Authority)/뉴스펭귄

그러나 이들 독수리는 여전히 위기에 처했다. 먹이가 되는 동물 사체에 독수리에게 해로운 물질이 쌓이기 때문이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등은 가축을 위한 소염제로 쓰이지만 독수레에게는 독성이 있다. 전깃줄에 충돌하거나 납 중독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2019년에는 동물 사체를 먹은 이스라엘 그리폰독수리 8마리가 독극물에 중독돼 사망했으며, 1998년에는 40마리가 같은 이유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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