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만졌다 벌금 40만원...호주 인플루언서 논란

  • 이후림 기자
  • 2024.02.05 17:35
쿼카. (사진 호주 관광청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쿼카. (사진 호주 관광청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호주 유명 인플루언서가 멸종위기종법을 어긴 영상을 게재해 논란이다.

호주 매체 퍼스나우 등 현지언론은 유명 TV쇼에 다수 출연한 인플루언서 알 퍼킨스(Al Perkins)가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만졌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알 퍼킨스가 만진 야생동물은 '쿼카'다. 쿼카는 서호주 로트네스트섬에만 사는 고유종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에 등재된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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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카의 유일한 서식처 로트네스트섬에서 이들을 만지거나 음식물을 주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섬의 길거리 곳곳에는 해당 내용이 적힌 표지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300달러(40만원) 벌금이 부과된다.

보도에 따르면 알 퍼킨스는 최근 쿼카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먹이를 주는 셀프카메라를 촬영해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나아가 쿼카를 만지지 말라는 경고 표지판을 스스로 촬영해 SNS에 게재하기도 했다. 쿼카를 만지면 안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를 어긴 것이다. 논란을 일으킨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멸종위기종 쿼카를 만지는 장면을 공유한 인플루언서. (사진 알 퍼킨스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멸종위기종 쿼카를 만지는 장면을 공유한 인플루언서. (사진 알 퍼킨스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소식을 접한 팔로워들은 "쿼카를 만지는 건 엄격한 법 위반이다. 야생동물이니 제발 만지지 말라", "금지 표지판을 봤는데도 이런 사진을 공유하는 것이냐. 토착종을 존중해 달라", "섬에 쿼카를 만지지 말라는 표지판이 수백 개 있고, 로트네스트섬으로 가는 페리에서도 영상과 방송을 통해 안내하는데 이 모든 걸 완전히 무시했다", "섬 순찰대에 당신을 신고했다" 등 알 퍼킨스의 행동을 비판했다.

실제 한 네티즌은 법을 어긴 그를 당국에 신고했고, 서호주 정부는 그에게 공개사과를 요청하며 벌금을 부과했다.

멸종위기종 쿼카를 만지지 말라는 표지판을 직접 찍어 올렸다. (사진 알 퍼킨스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멸종위기종 쿼카를 만지지 말라는 표지판을 직접 찍어 올렸다. (사진 알 퍼킨스 인스타그램)/뉴스펭귄

공개사과 요청을 받은 알 퍼킨스는 개인 SNS를 통해 "그날 경솔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귀여운 모습을 보고 만질 수밖에 없었다. 만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말 죄송하다.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로트네스트섬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쿼카를 만지는 행동은 쿼카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고, 반대로 인간에게 질병을 퍼뜨릴 수 있다. 사람이 쿼카를 만지게 되면 몸에서 낯선 냄새가 나기 때문에 어미가 새끼를 버릴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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