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찾은 해상풍력과 고래 공존법

  • 이수연 기자
  • 2024.02.01 16:30
북대서양참고래. (사진 미국 해양대기청)/뉴스펭귄
북대서양참고래. (사진 미국 해양대기청)/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기후위기 시대,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해상풍력이 멸종위기 고래 서식지에 영향을 미친다면 무엇이 우선순위여야 할까.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둘 다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해양에너지운영국(BOEM)은 해상풍력과 멸종위기종 북대서양참고래 보호를 동시에 이뤄내기 위한 '북대서양참고래와 해상풍력' 전략을 발표했다. 해상풍력은 바다 한가운데서 바람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방식이다.

이 전략은 2030년까지 30GW 규모 해상풍력을 계획 중인 바이든 행정부 목표에 따라 세워졌다.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서는 바다 중에는 북대서양참고래 주서식지와 겹치는 구간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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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참고래 서식밀도가 높은 빨간색 구간과 해상풍력 예정지가 겹친다. 빨간색-파란색 구간은 북대서양참고래 서식지, 그 안에 흰색-검은색 면적은 해상풍력 예정지. (사진 '북대서양참고래와 해상풍력 전략' 보고서 캡처)/뉴스펭귄
북대서양참고래 서식밀도가 높은 빨간색 구간과 해상풍력 예정지가 겹친다. 빨간색-파란색 구간은 북대서양참고래 서식지, 그 안에 흰색-검은색 면적은 해상풍력 예정지. (사진 '북대서양참고래와 해상풍력 전략' 보고서 캡처)/뉴스펭귄

이 전략에는 ▲북대서양참고래 주서식지 내 해상풍력 추진하지 않기 ▲공사 소음 기준 정하기 등을 사업자와 논의하고 ▲고래 탐지 및 터빈 소음제한 기술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최대한 고래 서식지나 이동 경로를 피해 사업 예정지를 선정하되, 불가피할 땐 고래가 소음 등으로 받을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분에 방점이 찍혔다.

해상풍력이 초래하는 소음은 고래 청력을 훼손한다. 플로리다돌고래연구센터는 지난해 1월 발표한 연구결과에서 "해상풍력 건설 소음으로 돌고래 의사소통률이 60% 감소했으며 스트레스에 노출돼 방향감각을 상실했다"고 밝힌 바 있다.

멸종위기종 북대서양참고래는 현재 약 360개체만 남아 있다. 해상풍력에서 발생하는 소음뿐 아니라 선박 통행, 쓰레기 등이 북대서양참고래를 위협한다. 실제 북대서양참고래가 사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선박 충돌과 낚시장비 얽힘이다. 

이에 두 해양당국은 기둥을 박지 않는 '부유식' 해상풍력에 쓰이는 줄이나 건설 폐기물에 고래가 얽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공사 과정에서 선박 교통량이 증가해 북대서양참고래와 충돌할 수 있다며 고래 소리를 듣고 미리 위치를 파악하는 '수동 음향 모니터링'을 권고했다.

자넷 코이트 해양대기청 부청장은 "기후위기는 북대서양참고래 서식지 변화와 이동 경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중요하다"면서 "해상풍력을 책임 있게 확대하기 위해선 과학 기반의 북대서양참고래 보호 조치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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