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한입②] 바삭하게 즐기는 '비건치킨' 마요덮밥

  • 남예진 기자
  • 2024.01.26 17:46

[비건한입] 시리즈는 색다른 요리를 즐겨보고 싶은 비건과 비건 식품 도전을 주저하는 논비건에게 새로운 비건 음식을 '한입' 권하는 비정기 연재물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식물성 대체식품과 제철 채소, 그리고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건 음식을 소개하며 비건의 문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오늘 소개해 볼 요리는 '닭의 희생 없는 비건 치킨마요'다.

왼쪽부터 위미트 프라이드 제품, 비욘드미트의 비욘드치킨, 풀무원의 두부텐더. (사진 박연정 기자)/뉴스펭귄
왼쪽부터 위미트 프라이드 제품, 비욘드미트의 비욘드치킨, 풀무원의 두부텐더. (사진 박연정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오늘 저녁은 닭이 희생되지 않는 치킨이닭!"

아시안컵 경기가 이어지면서 치킨 가맹점들이 앞다퉈 할인행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튀기고, 굽고, 심지어 각양각색의 소스까지 어우러진 치킨의 인기는 스포츠 경기 유무와 관계없이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지난해 농촌진흥원에서 시행한 '가금육 소비조사'에 따르면 2020년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5.77㎏였으나 2023년에는 16.51㎏까지 증가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치킨값 상승 여파로 배달량은 3.29㎏에서 3.10㎏로 감소했지만,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가성비 치킨'을 선보일 뿐 아니라 가정 내 닭고기 간편식 소비량이 증가한 만큼 치킨 자체의 인기가 식었다고 보긴 어렵다.

이렇게 치킨 소비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치킨의 원재료인 '닭고기' 소비는 기후위기에 괜찮을까?

국가기후환경회의 자료에 따르면 닭고기는 1㎏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6.9㎏CO2e로, 같은 양의 소고기보다 약 4배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에 소와 양 등 반추동물 육류 소비량을 줄이고, 닭고기 등 저탄소 육류 소비량을 늘리면 기후위기 완화에 도움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닭 정육이 다른 육류에 비해 탄소발자국이 적은 것은 사실이나, 콩과 비교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11배 더 많다.

비영리 탐사보도매체 '리포터브라질'에 따르면 닭 사료로 사용되는 대두를 생산하기 위해 불법 삼림벌채가 성행하고, 이는 생물다양성 훼손과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일으킨다.

이밖에도 좁은 구역에서 많은 수의 닭을 사육하면서 면역력이 약해진 닭들로 인해 인수공통감염병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또 다량의 분뇨로 인근 지역 수질과 토양 오염 피해도 보고된다.

이처럼 닭고기 소비와 부적절한 사육 환경에 의한 문제들이 다방면에서 조명되자 기업에서도 두부, 콩, 버섯 등 다양한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진 '식물성 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식물성 너겟과 치킨으로 '비건 치킨마요'를 만들어 뉴스펭귄 기자들과 함께 시식했다. 풀무원과 위미트, 동원F&B에서 독점 수입 중인 비욘드미트 등 기업 3사의 제품을 활용했다.

재료와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재료목록]

위미트의 프라이드, 비욘드미트의 비욘드치킨, 풀무원의 두부텐더를 활용해 비건 치킨마요를 만들었다. 사진 속에는 대체란이 포함돼 있지만, 대체란 대신 두부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실제 요리에서도 대체란 대신 두부를 사용했다.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위미트의 프라이드, 비욘드미트의 비욘드치킨, 풀무원의 두부텐더를 활용해 비건 치킨마요를 만들었다. 사진 속에는 대체란이 포함돼 있지만, 대체란 대신 두부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실제 요리에서도 대체란 대신 두부를 사용했다.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비건 치킨(너겟) 1kg △양파2개 △두부 1모 △간장 △설탕 △고춧가루(제외 가능) △비건 마요네즈

[요리과정]

(1) 두부를 으깬 후 강불에서 수분이 날아갈 때까지 볶아준다.

(2) 수분이 날아간 두부에 간장 2스푼, 후추 한 꼬집을 섞어 약불에서 볶은 후 식힌다.

(3) 채 썬 양파가 반투명해질 때까지 볶은 후 설탕 1스푼, 간장 2스푼을 넣고 볶는다.

(4) 에어프라이어에 비건 치킨을 180℃에서 8~10분간 데워준다.

(5) 비건 치킨을 한입 크기로 자른 후 밥 위에 모든 재료를 얹으면 완성.

총 3가지 제품으로 만든 비건 치킨마요. (사진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총 3가지 제품으로 만든 비건 치킨마요. (사진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해당 레시피로 총 5인분의 비건 치킨마요 덮밥을 만들 수 있다. 대체란이 있는 경우 대체란으로 만든 스크램블을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레시피처럼 으깬 두부를 곁들여도 좋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건 치킨마요 덮밥의 맛은 과연 어떨까? 뉴스펭귄 기자들과 함께 시식한 후 비건 치킨에 대한 감상을 나눠봤다.

준비한 음식은 사무실에서 함께 시식했다. (사진 남주원기자)/뉴스펭귄
준비한 음식은 사무실에서 함께 시식했다. (사진 남주원기자)/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 풀무원 제품은 평소에도 자주 구매하는데, 밥이랑 먹기엔 심심한 감이 있다. 다만 소스를 고려하면 오히려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 비욘드미트는 조리 과정에서 두유향이 많이 나서 걱정했지만 오히려 KFC치킨처럼 자극적인 맛이 많이 나서 맛있긴 하다. 비건 버거 사이드 메뉴로는 어울리지만, 밥이랑 어우러지진 못하는 편이다. 위미트 제품은 생각보다 퍽퍽하고 밥과 마요네즈와는 잘 어우러지지 못해 아쉽다. 조리 방식이 다르면 좀 더 맛있지 않았을까?

남주원 기자 = 풀무원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호불호 없을 것 같다. 특히 식감이 부드럽고, 맛이 자극적이지 않은 점이 장점. 위미트 제품은 개인적으로 버섯을 좋아해서 그런지 맛있다. 데리야키나 닭강정 소스와 먹으면 더욱 맛있지 않을까? 다만 씹었을 때 조금 퍽퍽한 감은 있다. 비욘드미트는 세 가지 제품 중 가장 자극적이라 술안주로 좋을 것 같다. 대신 향과 맛이 강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박연정 기자 = 식감만 보면 위미트가 가장 바삭해서 좋았다. 식감은 다소 뻑뻑하나 생각보다 버섯 향이 강하지 않아 맛있게 먹었다. 대체육으로 만들어진 비욘드미트는 콩 향이 심할까 우려했는데, 생각보다 콩 맛이 심하진 않았다. 대신 후추 맛이 많이 나고 빵과 잘 어울릴 것 같은 맛이다. 풀무원은 두부텐더라 그런지 식감이 무척 부드러웠다. 셋 중 가장 대중적인 맛.

이수연 기자 = 풀무원 너겟은 어릴 때 먹던 치킨텐더랑 맛이 똑같다. 치킨마요 덮밥에 사용하기 가장 좋은 제품으로 보인다. 위미트는 튀김옷이 가장 바삭해서, 바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 비욘드미트는 짭조름하고 후추향이 강해 중독성 있는 편이다. 밥과 함께 먹기보단 따로 먹을 때 좀 더 기억에 남고, 타코와 잘 어울릴 것 같다.

왼쪽부터 위미트, 비욘드미트, 풀무원에서 판매하는 비건 치킨(너겟)으로 만든 비건 치킨마요. (사진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왼쪽부터 위미트, 비욘드미트, 풀무원에서 판매하는 비건 치킨(너겟)으로 만든 비건 치킨마요. (사진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왼쪽부터 풀무원, 비욘드미트, 위미트에서 판매 중인 비건 치킨 단면도. 튀김옷 색도 다르지만 단면의 질감도 각기 다르다. (사진 박연정 기자)/뉴스펭귄
왼쪽부터 풀무원, 비욘드미트, 위미트에서 판매 중인 비건 치킨 단면도. 튀김옷 색도 다르지만 단면의 질감도 각기 다르다. (사진 박연정 기자)/뉴스펭귄

공통적인 의견에 따르면 풀무원 제품은 시중에 판매되는 치킨너겟과 유사한 맛이 나고 식감이 부드러워 누구나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비욘드미트는 미국에서 제조된 만큼 자극적인 맛이 강하고 후추의 매운 향이 있어 취향이 갈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미트는 치킨의 바삭함을 잘 살렸지만, 식감이 퍽퍽한 만큼 소스를 곁들이는 편이 좀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