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통 고구마떡 괴롭히는 '불량배'가 있다?

  • 남예진 기자
  • 2024.01.24 17:48
큰돌고래는 4분 동안 서인도제도매너티 성체와 새끼를 쫓아다니기도 했다. (사진 Agonistic interactions initiated by adult bottlenose dolphins on Antillean manatee calves in the Caribbean Sea 논문 영상 캡처)/뉴스펭귄
큰돌고래는 4분 동안 서인도제도매너티 성체와 새끼를 쫓아다니기도 했다. (사진 Agonistic interactions initiated by adult bottlenose dolphins on Antillean manatee calves in the Caribbean Sea 논문 영상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지능이 높기로 유명한 큰돌고래가 새끼 매너티를 공격하는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되고 있다.

미국 버몬트대학교 연구진은 이러한 사례를 과학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회적 동물인 큰돌고래는 다양한 생물과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간다. 이때 상대에게 이타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고,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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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예시로 부모 잃은 어린 고래를 발견하면 다른 종이라도 입양하는 이타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면, 동료에게 폭력을 가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연구진은 1999~2020년 사이 중앙아메리카 벨르지 주변 해역에 서식하는 큰돌고래와 서인도제도매너티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총 10가지 사례에서 큰돌고래는 고아 매너티를 노릴 뿐만 아니라, 새끼 매너티가 성체와 함께 있는 경우 성체와 분리하려 했다.

이때 큰돌고래는 매너티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이빨과 꼬리 등을 활용해 찰과상부터 열상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상처를 입혔다. 일부는 새끼 매너티를 수면 위로 내던지는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폭력을 가했다.

서인도제도매너티의 신체에서 관찰된 큰돌고래의 이빨 자국. (사진 Agonistic interactions initiated by adult bottlenose dolphins on Antillean manatee calves in the Caribbean Sea 논문)/뉴스펭귄
서인도제도매너티의 신체에서 관찰된 큰돌고래의 이빨 자국. (사진 Agonistic interactions initiated by adult bottlenose dolphins on Antillean manatee calves in the Caribbean Sea 논문)/뉴스펭귄

주저자인 에릭 라모스 연구원은 "큰돌고래의 행동이 의도적인 것은 맞지만, 매너티를 먹이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왜 이런 행동을 취하는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큰돌고래가 어린 동족에게도 종종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만큼 매너티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이런 행동을 보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2015~2020년 사이 큰돌고래의 가해 행위가 더욱 극심해졌다는 사실을 토대로, 기후위기와 인간활동으로 먹이 자원이 부족해지자 다른 종에 대한 적개심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매너티를 대상으로 큰돌고래의 폭력 행위가 지속될 경우, 매너티가 장애를 갖게 되거나 어미로부터 버려질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매너티의 생존률에도 영향을 준다.

연구진은 "매너티와 큰돌고래의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수년간 계속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이는 만연한 현상일 수 있다"며 "멸종위기에 처한 매너티에게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인도제도매너티의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 캡처)/뉴스펭귄
서인도제도매너티의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 캡처)/뉴스펭귄

한편 서인도제도매너티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취약(VU, Vulnerable)'으로 등재됐다. 급격한 수온변화, 선박충돌, 환경오염 등 원인으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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