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인간이 죽이는 상어 수는?

  • 이후림 기자
  • 2024.01.14 00:05
목포 선어위판장에 널려 있는 상어들. (사진 본사DB)/뉴스펭귄
목포 선어위판장에 널려 있는 상어들. (사진 본사DB)/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한 해 상어 8000만 마리가 무분별한 어업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달하우지대학교 해양생물학과 보리스웜 박사 연구진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상어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에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사결과 어업으로 인한 상어 사망률은 2012년 7600만 마리에서 2017년 8000만 마리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중 31%에 해당하는 약 2500만 마리가 멸종위기종인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2012년은 전세계적으로 지느러미 채취로부터 상어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과 규제가 이전보다 약 10배 증가한 해다. 상어종 3분의 1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호 조치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실제 상어보호에 별 효과가 없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연구진은 150개국 바다와 공해 수산 관련 정보를 비롯해 컴퓨터 모델링, 과학자와 정부, 환경운동가, 수산업 종사자 등 전문가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추정치를 냈다.

상어 사망률은 특히 연안어업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느러미를 노린 남획뿐 아니라 혼획도 상어 사망률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또 상어고기 거래 규모가 지느러미 거래 시장을 앞질렀다.

보호조치는 강화했지만 사망률은 오히려 증가한 것을 두고 연구진은 그 원인이 치솟은 상어고기 수요와 거래 가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어고기. (사진 Kanohara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상어고기. (사진 Kanohara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실제 같은 기간(2012~2019년)을 기준으로 한 WWF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상어와 가오리 고기의 전세계 무역 규모는 26억 달러(약 3조4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리고 예상대로 상어고기 국제 유통 규모는 2020년 기준 연간 26억 달러를 넘어섰다. 2011년 상어고기 유통 규모가 약 3억8000만 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10년 사이 7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보리스웜 박사는 "상어 지느러미 채취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상어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과학 기반 어획량 제한, 보호구역에서 연승어업 금지, 보호구역 확대 등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며 "전세계 상어종 3분의 1이 이미 멸종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는 무엇보다 지느러미 거래뿐 아니라 상어고기 시장의 세계적 규모를 보여주고 있다. 상어를 보호하기 위해 더 나은 전략을 연구해야 할 때"라며 "일반 사람들도 일상에서 상어 소비 영향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어 신체로 만든 기념품을 사지 않거나 샥스핀 등 상어고기를 소비하지 않고, 스쿠알렌(상어 간유)을 사용한 화장품을 피하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보호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