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전하는 기후위기 속 '희망'…SPRINTS 전시회

  • 남예진 기자
  • 2023.12.11 14:24
SPRINTS 전시회에 작품을 선보인 작가들. (사진 TEDxSeoul 인스타그램)/뉴스펭귄
SPRINTS 전시회에 작품을 선보인 작가들. (사진 TEDxSeoul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기후위기 시대, 총 10명의 작가들이 암울하고 어두운 미래 대신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을 작품을 서울 인사동에서 선보인다.

미국 사회예술 프로젝트 재단 '파인 액츠(Fine Acts)'와 비영리단체 '테드(TED)'는 2021년부터 전세계 데트엑스(TEDx) 커뮤니티 일부를 선발해 '기후변화'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스프린츠(SPRINTS)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기후위기에 관한 부정적이고 암울한 내용이 아닌, 긍정적이고 희망찬 메시지가 담긴 작품을 전시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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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TS 전시회 포스터. (사진 Artists for Climate)/뉴스펭귄
SPRINTS 전시회 포스터. (사진 Artists for Climate)/뉴스펭귄

2023~2024년 전시회 개최지 중 1곳으로 선정된 테드엑스서울(TEDxSeoul)은 이달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코트'에서 시각예술가 10명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테드엑스서울 추대엽 총괄 큐레이터는 "전세계가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는 지금, 전지구적인 노력과 행동하는 개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후변화를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어 뜻깊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껏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과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고 정부와 정책을 비난하거나 대중들의 죄책감을 유발하는 작품은 넘쳐났다. 그러니 이번 전시회에선 좀 더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에 전달하려 노력했으며, 사람들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희망적이고 기후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펭귄>은 스프린츠 전시회가 시작되기 앞서, 7일 진행된 오프닝파티에 참가해 작가들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선발된 작가는 총 10명으로, 대다수가 기후위기와 생태계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기 위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행사장에서 소개된 작품 일부다.

 

십시일반

일러스트레이터 엄주(이민정) 작가.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엄주=기후변화는 마치 인류 전체에게 셔터가 내려가는 것처럼 코앞에 닥친 문제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작품 속 인물들이 손을 모아 셔터가 내려가는 걸 막아낸 것처럼,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태면 기후변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걸 늦추거나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작품 속 인물들도 다양한 인종을 표현해 특정 인물보다는 사람들이 가까운 인물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The Cooling System

시각예술가 현유리 작가.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현유리=사람들은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사회적 문제를 얘기할 때 무겁게 다가갈수록 그 문제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지구온난화를 사람들이 좀 더 받아들이기 쉽도록 재미있는 방식으로 작품에 녹여냈다.

작품 속 하트 형상은 제목 속 'The Cooling System(쿨링 시스템)' 그 자체를 뜻하며, 뜨거운 지구를 식히는 장치를 상상력을 가미해 표현한 것이다.

하단에는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그려 넣었는데, 육류 소비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요인 중 하나인 만큼 '육류를 지나치게 소비하지 말자'는 일상에서 쉽게 실천해 볼 수 있는 기후 행동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장치 위의 손은 지구온난화를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 행동이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시각예술가 김우영 작가.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김우영(밀키베이비)=우리는 종종 자연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마치 나무뿌리처럼 동물, 식물, 지구까지 엮인 문제다.

모든 것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뜨거워져 가는 지구에서 생태계의 다른 모든 것을 존중하고, 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어 이러한 장면을 묘사했다.

작품에 그려진 캐릭터는 미래세대를 나타내는데, 그들도 이 문제에 엮여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푸르게 지키미, 허수아비씨

그래픽 디자이너 최유리 작가.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그래픽 디자이너 최유리 작가.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최유리=일반적인 허수아비와 달리 작품 속 허수아비 '푸르게 지키미(Green keeper)'는 친환경 소재인 대나무와 풀로 만든 옷을 입고 지구를 지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의 발길마다 지구가 푸르러지길 기대해 본다.

허수아비 머리 위의 식물은 꽃이 피는 식물이 아닌 '이끼'를 참고한 부분이 많다. 꽃의 경우 시간에 따라 시들어가지만, 이끼는 늘 푸르고 점점 퍼져 나가는 이미지가 많이 연상된다.

이를 활용해 상상을 거듭할수록 '그린파워'가 생겨나는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다.

 

Half-Earth

그래픽 디자이너 이예린 작가.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그래픽 디자이너 이예린 작가.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이예린=타이포그래피로 나타낸 'Half-Earth(지구의 절반)'는 미국 자연사학자 데이비드 윌슨이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구의 절반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뜻으로 제시한 단어다.

이에 마다가스카르원숭이(여우원숭이), 바다거북, 붉은박쥐, 볏왕관펭귄, 붉은여우, 올빼미, 아프리카치타, 샴악어, 슈빌 등 총 9종의 멸종위기종으로 지구의 절반을 표현해 봤다.

왼쪽부터 주노스, 유민하, 어느나래, 윤지호, 이강인 작가의 작품. (사진 노스, 유민하, 어느나래, 윤지호, 이강인 작가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왼쪽부터 주노스, 유민하, 어느나래, 윤지호, 이강인 작가의 작품. (사진 노스, 유민하, 어느나래, 윤지호, 이강인 작가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이 밖에도 주노스(Junos) 작가의 '느끼다', 유민하 작가의 '우리는 하나!', 어느나래 작가의 '희망을 나누다', 윤지호 작가의 'LET'S PROTECT THE NEXT GENERATION', 이강인 작가의 '지구를 돌봐줘' 등 작품을 전시회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SPRINTS 전시회 오프닝 행사.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한편 13개 도시에서 진행되는 스프린츠 전시회는 온라인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테드엑스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 기관, 개인 등이 전시 작품을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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