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속 식용되는 멸종위기 나팔고둥

  • 남주원 기자
  • 2023.10.27 17:08
진관우 작가가 그린 나팔고둥. 자세히 보면 '나팔고둥'이라는 글자가 빼곡히 채워져 있다. (사진 본사DB)/뉴스펭귄
진관우 작가가 그린 나팔고둥. 자세히 보면 '나팔고둥'이라는 글자가 빼곡히 채워져 있다. (사진 본사DB)/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10월의 '내 사랑 멸종위기종'이 공개됐다.

멸종·기후위기 뉴스미디어 뉴스펭귄은 27일 '내가 사랑하는 이달의 멸종위기종'(이하 '내 사랑 멸종위기종')으로 나팔고둥을 선정해 발표했다. 

나팔고둥은 해양보호생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다. 이들은 커다란 패각과 아름다운 생김새로 무분별한 채취의 대상이 됐다. 그 결과 개체수가 급감해 201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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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고둥은 옛날에 구멍을 뚫어 나팔로 사용할 수 있었기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실제 과거 국가행사 등에서 전통악기인 '나각'으로 사용됐다. 이들은 우리나라 고둥류 중 가장 큰 데다 국내 서식하는 불가사리의 유일한 천적이기도 하다.

나팔고둥.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나팔고둥.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무색하게도 나팔고둥은 사람들에게 그다지 관심받지 못하는 종이다. 최근에는 울릉도 내 횟집에서 버젓이 팔려나가는 등 횟감 신세마저 됐다. 당국의 부실한 관리와 국민들의 낮은 관심 속에서 불법 유통이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판매하는 사람도, 구매하는 사람도 나팔고둥이 멸종위기종인지 모르는 탓에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뉴스펭귄은 국민들에게 나팔고둥을 더욱 알리고자 이달의 내사랑 멸종위기종으로 선정했다.

뉴스펭귄은 그간 <횟감 신세된 멸종위기 I급 나팔고둥…'1년간 조사도 안해'>, <우리 고장 멸종위기종: 불가사리의 유일한 천적, 제주·남해 '나팔고둥'의 비밀> 등 다수의 기사를 통해 나팔고둥이 처한 현실을 집중 취재, 보도한 바 있다.

불가사리를 잡아먹는 나팔고둥.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불가사리를 잡아먹는 나팔고둥.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내 사랑 멸종위기종'은 독자들과 함께 전개하는 멸종저항 액션 프로젝트다.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민들의 구체적 행동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멸종위기종을 친구 또는 연인처럼 아끼고 사랑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국민들이 멸종위기종을 늘 간직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미술작품(그림)으로 제작해 공개한다. 한글로 멸종위기종을 그리는 '숨탄것들' 진관우 작가가 나팔고둥을 독특한 화법으로 그려 제공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나팔고둥'이라는 글자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나팔고둥 작품은 뉴스펭귄과 이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주관하는 테크미디어 기업 퍼블리시가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발행한다. 프로젝트 참가자들에게는 나팔고둥 NFT를 무료로 증정한다. 해당 페이지에서 동참할 수 있다.

뉴스펭귄 이후림 뉴스팀장은 "나팔고둥같은 대형 연체동물은 불가사리 개체수 조절 등 바다 저서생태계 포식자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저서생태계에서 만큼은 나팔고둥이 육상생태계의 호랑이나 반달가슴곰 역할을 하는 셈"이라며 "복잡한 먹이사슬로 이뤄진 저서생태계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나팔고둥 보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뉴스펭귄은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내 사랑 멸종위기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구상나무(12월), 까치상어(1월), 뿔쇠오리(2월), 수원청개구리(3월), 대모잠자리(4월), 눈다랑어(5월), 수달(6월), 창언조롱박딱정벌레(7월), 검은머리갈매기(8월), 작은관코박쥐(9월) 등 동식물이 이달의 멸종위기종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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