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플라스틱협약 초안 공개…규제 살펴보니

  • 남예진 기자
  • 2023.09.06 16:46
플라스틱 폐기물이 떠다니는 해양.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기 위한 '국제플라스틱협약'에 대한 초안이 공개되면서, 한국 정부도 국제적인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연간 3억 5000만톤 이상 폐기되면서 극지부터 심해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들을 오염시키고 생물들의 안전을 위협 중이다.

이에 유엔환경계획(UNEP)은 전세계 플라스틱 오염을 시급히 종식시키기 위해 2024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친 제재방안, 즉 '국제플라스틱협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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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P는 지난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제2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 방향을 잡기 위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80% 줄이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2040년까지 플라스틱 재사용, 재활용, 원료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이에 르완다와 유럽연합(EU) 등 55개국은 플라스틱 생산을 줄여 플라스틱 오염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중국, 인도 등은 플라스틱 생산보다는 폐기물 감축 방안에 초점을 맞추자고 주장해 팽팽한 견해차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UNEP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해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절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제플라스틱협약 초안을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 따라 당사국은 사람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과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거해야 할 뿐 아니라,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생산·판매·수출입·유통 등을 제재해야만 한다.

구체적으론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선해야 하며, 대체 플라스틱 사용과 개발 장려, 어구 분실과 폐기 방지를 위한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또 이 과정에서 실업 위기에 놓일 사람들을 위한 직업 훈련이나 취업 기회를 지원하는 등 사회적 영향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나 시기는 밝혀지지 않은 만큼, 11월 케냐에서 개최될 제3차 INC에서 해당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피스는 강력한 국제플라스틱협약 체결을 위해 다양한 국가에서 프로젝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위 사진은 영국에서 진행된 것이다. (사진 그린피스 제공)/뉴스펭귄
그린피스는 강력한 국제플라스틱협약 체결을 위해 다양한 국가에서 프로젝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위 사진은 영국에서 진행된 것이다. (사진 그린피스 제공)/뉴스펭귄

이에 그린피스 플라스틱캠페인 리더 그레이엄 포브스는 "이번에 발표된 국제플라스틱협약 초안에는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을 감축하기 위해 필요한 조항이 포함됐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플라스틱 생산량을 최소 75% 절감할 수 있는 강력한 협약이 체결돼야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 이내로 유지하고 우리의 건강과 지역사회, 생물다양성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플라스틱 없는 미래를 위해선 국제플라스틱협약이라는 기회를 절대 놓쳐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도 지난 4월 사전의견서를 통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보단 화학적 재활용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을 통한 폐기물 관리에 초점을 맞춘 해결책을 강조해왔다.

이에 그린피스 김나라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한국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화학적 재활용이나 생분해 플라스틱 등 폐기물 처리에 집중된 해결책이 아닌,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절감을 포함한 해결책이 협상 과정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의견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한국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우호국 연합(HAC, High Ambition Coalition)'의 회원국이자 마지막 INC 회의 개최국으로 더 강력한 협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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