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감축 정책에 따라 달라질 2040년 양상

  • 남주원 기자
  • 2023.09.21 16:42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그에 따라 약 20년 후 양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국제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이하 HAC) 북유럽 회원국들이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플라스틱 오염 감축 방법과 그에 따른 예상 시나리오가 담겼다.

북유럽 각료회의는 앞서 19일 유엔총회 HAC 제3차 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북유럽 각료회의 회원국이 모두 HAC의 멤버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들이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뜻을 모은 상황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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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소개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15가지 정책 조정.
보고서에 소개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15가지 정책 조정.

보고서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15가지 정책 조정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15가지 정책 조정을 적용했을 경우 나타날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와 정책 조정 없이 현 시스템 유지 시 나타날 ‘현상 유지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신재 생산과 소비 줄이기 △불필요하고 유해한 문제성 플라스틱과 화학물질 제거하기 △재사용, 내구성, 재활용 등 안전한 순환성 확대하기 △예방 및 안전하게 재활용 불가능한 폐기물 통제하기 △미세플라스틱 사용 방지 및 환경으로의 유입 절감하기 등 크게 5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방법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2019년 대비 2040년에는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는 플라스틱의 90%를 절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화석연료 기반 플라스틱 신재 생산은 3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에 예측된 플라스틱 생애주기 변화. 글로벌 규칙시나리오를 선택하는 경우 적절히 처리되고 있지 않은 플라스틱의 90%가 줄어든다. 
보고서에 예측된 플라스틱 생애주기 변화. 글로벌 규칙시나리오를 선택하는 경우 적절히 처리되고 있지 않은 플라스틱의 90%가 줄어든다. 

글로벌 정책 조정을 도입하지 않고 현상 유지 시나리오를 택하는 경우, 2019년 대비 2040년까지 적절히 처리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8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플라스틱 신재 생산량은 동년 대비 66% 증가할 전망이다.

보고서를 통해 HAC 회원국들이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끌고 나갈 것인지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를 이끈 노르웨이는 HAC 공동 의장이다. 

다만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에는 한계점도 있다. 이 시나리오를 따르면 2040년까지 연간 1.9GtCO2e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예상되는데, 이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유지하기에는 부족한 수치다.

즉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를 넘어서는 추가적인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그린피스 미국지부 그레이엄 포브스 플라스틱 캠페인 리더에 따르면 플라스틱 생산량을 30%가 아닌 최소 75% 절감하는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이 체결돼야 궁극적으로 플라스틱 오염문제를 벗어나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 1.5℃ 이내를 유지할 수 있다. 

보고서에 예측된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 비교.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에서는 2019년 대비 2040년 플라스틱 신재 생산량이 30% 감축된다.
보고서에 예측된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 비교.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에서는 2019년 대비 2040년 플라스틱 신재 생산량이 30% 감축된다.

이처럼 보고서의 아쉬움이 지적된 가운데 한국 정부도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위한 해결책을 내세워야 한다는 당부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린피스 한국지부 김나라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한국 정부에서도 플라스틱 생산 절감에 대해 선언적 발언보다 구체적 계획을 해 나가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마지막 회의 개최국이자 북유럽 각료회 회원국들과 같이 HAC 회원국"이라고 꼬집었다. 더욱 야심찬 플라스틱 감축 정책을 위해 한국 정부가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앞서 5월 진행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2차 협상위원회 논의 내용과 각국 사전 서면의견서를 기초로 발간됐다. 최근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발표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초안과도 유사하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국제 규칙을 정하는 협약이다. 

지난해 11월 우루과이에서 열린 첫 회의를 시작으로 다섯 차례에 걸친 정부간 협상위원회(이하 INC)를 통해 2024년 말까지 체결될 예정이다. 제3차 INC는 오는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된다. 마지막 제5차 INC는 2024년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영국에서 진행된 그린피스 프로젝트. 단체는 세계 각국에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영국에서 진행된 그린피스 프로젝트. 단체는 세계 각국에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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