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스위스서 플라스틱 먹어 치우는 미생물 발견

  • 남예진 기자
  • 2023.05.11 15:13
플라스틱 폐기물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플라스틱 폐기물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낮은 온도에서도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스위스와 극지방에서 발견됐다.

스위스 연방 산림·눈·환경연구소(WSL)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미생물학(Frontiers in Microbiology)'에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만든 플라스틱은 과도한 낭비와 폐기물 처리 방안이 미흡한 나머지 지구 곳곳을 오염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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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폐기물 해결 방안의 일환으로 미생물 효소를 이용한 플라스틱 분해도 시행되고 있지만, 효소 대다수가 30℃ 이상에서만 활동하는 탓에 대규모 공정을 운영할 때 비용과 에너지 소비량이 높아 탄소중립적일 수 없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에너지와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자 저온에서도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을 조사 중이다.

연구진은 위 사진처럼 미생물을 배지에 배양한 후 플라스틱 분해 여부를 실험했다. (사진 Discovery of plastic-degrading microbial strains isolated from the alpine and Arctic terrestrial plastisphere 논문)/뉴스펭귄
연구진은 위 사진처럼 미생물을 배지에 배양한 후 플라스틱 분해 여부를 실험했다. (사진 Discovery of plastic-degrading microbial strains isolated from the alpine and Arctic terrestrial plastisphere 논문)/뉴스펭귄

연구진은 북극권의 그린란드와 스발바르 제도, 그리고 스위스 해발 3000m의 토양과 버려진 플라스틱에서 박테리아 균주 19개와 곰팡이 균주 15개를 추출했다.

균주를 15℃에서 배양한 결과 박테리아 균주는 방선균류와 프로테오박테리아의 13개 속에, 곰팡이 균주는 자낭균문과 털곰팡이문의 10개 속에 포함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미생물을 △폴리에틸렌(PE) △생분해성 폴리에스터-폴리우레탄(PUR)과 △화석연료 기반 생분해 플라스틱(PBAT) △식물성 생분해 수지(PLA)에 배양해 각각의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PE는 126일이 지나도 분해되지 않았지만, PUR은 곰팡이 11종과 박테리아 8종에 의해, PBAT와 PLA는 곰팡이 14종과 박테리아 3종에 의해 분해됐다.

왼쪽부터 네오데브리시아(Neodevriesia)속과 털종지버섯(Lachnellula)속의 곰팡이. 두 곰팡이는 PE를 제외한 모든 플라스틱을 분해하는데 성공했다. (사진 Discovery of plastic-degrading microbial strains isolated from the alpine and Arctic terrestrial plastisphere 논문)/뉴스펭귄
왼쪽부터 네오데브리시아(Neodevriesia)속과 털종지버섯(Lachnellula)속의 곰팡이. 두 곰팡이는 PE를 제외한 모든 플라스틱을 분해하는데 성공했다. (사진 Discovery of plastic-degrading microbial strains isolated from the alpine and Arctic terrestrial plastisphere 논문)/뉴스펭귄

연구진은 "특히 네오데브리시아(Neodevriesia)속과 털종지버섯(Lachnellula)속의 두 곰팡이가 PE를 제외한 모든 플라스틱을 분해했다"고 밝혔다.

WSL의 객원 과학자 조엘 뤼티(Joel Rüthi) 박사는 "실험에 사용된 균주 대부분이 플라스틱을 한 종류 이상 분해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실험에 사용된 미생물들의 분해 능력은 15℃에서만 실험됐기 때문에, 분해 활동에 최적한 온도를 밝혀내기 위해선 추가적인 실험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실험에 사용된 균주들은 저온에서 활동하는 만큼 다른 미생물들보다 플라스틱 분해 속도가 2배 이상 느리지만, 저온에서도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재활용과 업사이클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생물 균주에 의해 생성되는 플라스틱 분해 효소를 분석하고, 더 많은 효소를 얻을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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