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자초한 '플라스틱 생태계'서 잔해 먹는 미생물 발견

  • 임병선 기자
  • 2021.08.17 11:31
(사진 NOAA)/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인간이 플라스틱을 버려 만들어진 생태계에서 플라스틱을 먹는 미생물이 발견됐다.

최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해양 플라스틱 잔해에 형성된 작은 생태계, '플라스티스피어(Plastisphere)'에서 플라스틱을 먹는 박테리아 2종 티오클라바 BHET1(Thioclava sp. BHET1)과 바실리우스 BHET2(Bacillus sp. BHET2)가 발견됐다.

전 세계에서 버려진 폐그물, 플라스틱병, 비닐 등을 비롯한 쓰레기들은 바다 위를 떠다니다 특정 지역에 밀집돼 '쓰레기섬'을 이룬다. 태평양에 있는 대표적인 쓰레기섬은 한반도 면적 7배 정도 크기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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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섬을 비롯한 플라스틱 잔해 더미에는 박테리아, 곰팡이, 게, 해파리 등이 모여 살며 생태계 '플라스티스피어'를 형성한다. 플라스티스피어라는 용어는 2010년 네덜란드 출신 한 미생물학자가 만들었다.

쓰레기섬 형성 과정 (사진 NOAA)/뉴스펭귄

플라스티스피어 내에서 플라스틱을 먹는 박테리아가 발견됐지만, 자연적으로 플라스틱 잔해가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이번에 해양 플라스틱 잔해에서 새로운 박테리아를 발견한 영국 워릭대 로빈 라이트(Robin Wright) 박사는 "일부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는 연구실에서 박테리아에게 탄소만 공급해 실험한 결과기 때문에 실제 자연환경과 다를 수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플라스티스피어는 인간에 의해 발생한 생태계라는 점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한 다른 생태계와 구분된다.

라이트 박사는 "플라스티스피어의 모든 구성원은 여전히 '자연적'이므로, 플라스티스피어가 인위적으로 발생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규모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다른 재질과 달리 플라스틱은 내구성과 지속성이 뛰어나, 플라스틱에 달라붙은 유기체가 광범위한 영역에서 성장하고 퍼질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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