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지으면 죽거나 집 잃을 생물들

  • 임병선 기자
  • 2023.04.04 18:12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의해 다수 국가보호종이 훼손될 것이란 예측이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적혔다.

가덕도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3일 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을 통해 공개됐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정부가 수행하는 국책사업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미리 예측하고 환경보전 계획에 적합한지 검토하는 절차다. 

가덕도신공항은 국토교통부가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위치한 가덕도에 부산시의 2번째 공항을 지으려는 계획이다. 가덕도에 있는 산을 완전히 깎고, 인근 바다를 매립해 활주로를 만드는 방식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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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개될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공항 건설로 인해 생물들에게 어떤 피해가 발생할지 예측이 담겼다. 특히 어떤 대안을 채택하든 멸종위기종이 많이 서식하거나 보전 가치가 높은 생태·자연도 1등급권역이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덕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가덕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가덕도신공항은 해양을 매립하고 건설되기 때문에 피해를 입을 해양생물이 조사됐다. 주로 잘피와 산호 피해가 예상됐다.

잘피 중에서는 해양수산부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고 보호 중인 게바다말이 매립 예정지에서 발견됐다. 이와 함께 산호 일종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해송, 천연기념물 긴가지해송도 발견됐다. 잠수 조사를 통해 국가보호종 해양생물 3종이 발견된 것이다.

잘피는 바다에 잠겨 서식하는 식물로 해양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블루카본’을 구성한다.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에 주목해 일부러 잘피숲을 조성하기도 한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게바다말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4월 보도자료를 내 포항시 호미곶 주변 해양보호구역이 해양보호생물인 거머리말과 새우말의 주 서식지라며, "최근 해수온 상승과 해양산성화에 따라 이들의 개체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육상동물의 경우 현지 조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수달이 발견됐다. 이들은 수달이 자연스럽게 이동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수달 서식은 배설물을 통해서만 확인됐지만, 앞서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등 환경단체는 수달 서식을 직접 촬영해 공개하기도 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수달은 이동성이 크고 활동범위가 넓어 계획 시행으로 인한 영향이 발생할 경우 영향이 없는 주변지역으로 이동, 회피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적었다. 이에 따라 육상생물 피해 저감방안은 수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류 현지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2월까지 수행됐다. 현지 조사에서 발견된 국가보호종 조류는 원앙, 황조롱이, 흰꼬리수리, 참수리, 저어새, 바다쇠오리 등 25종으로 나타났다. 특히 큰고니는 을숙도 일대에 계속 머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서는 “동식물의 자연 서식지와 먹이를 파괴할 수 있으며, 계획지구의 공항건설에 따라 침엽수림 및 그 외 활엽수림, 해안 절벽 등을 서식지로 이용했던 조류 서식공간 파괴, 훼손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작성됐다.

특히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조류는 팔색조, 긴꼬리딱새, 소쩍새 등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는 “국수봉 아래 서식지 훼손 시 직접적 서식지의 훼손, 주변 지역에 대한 교란 영향에 노출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소쩍새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추후 정부는 방음패널 설치, 조류충돌 예방 활동 등으로 공항 건설과 운영에서 발생할 문제에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등 현재 운영되는 공항에서는 공항 주변에 조류가 살지 못하게 하는 방향으로 조류충돌을 관리하고 있다.

식물의 경우, 전략환경영향평가 현지 조사에서는 국가보호종 5종이 확인됐다. 애기등, 은사시나무, 키버들, 할미밀망, 개나리 중 애기등만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이며 나머지는 한국 특산식물이다.

문헌 조사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분홍장구채 1종과 산림청지정 희귀식물 애기등, 갯방풍 등 20종이 기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분홍장구채는 해당 문헌과 조사 지역이 달라 분포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30일에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가덕도신공항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가덕도신공항 관련 기후재판 판결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가덕도신공항 반대 시위를 벌였다 공동주거침입으로 기소된 단체 멸종저항서울은 지난달 21일 마지막 공판 이후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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