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 환자에 웅담 투약 권고...야생동물 거래 금지라더니"

  • 임병선 기자
  • 2020.03.24 12:01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할 것을 권고한 담열청주사액 제품사진 (사진 상해개보약업주식회사 홈페이지)/뉴스펭귄

중국 정부가 곰 쓸개즙을 포함한 약물을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할 것을 권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과 미국에 지사를 둔 국제 비정부기구 EIA(Environmental Investigation Agency)는 2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 비정부기구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国家卫生健康委员会)가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하도록 권고한 약물 리스트를 입수했다.

권고 약물 리스트 중에는 제품명 '담열청주사액(痰热清注射液)'이 포함돼 있다. 이 약물 제조사인 상해개보약업주식유한회사(上海凯宝药业股份有限公司)가 제공한 담열청주사액 제품 성분에는 '담즙 분말(熊胆粉)'이 명시됐다. 한국이나 일본 제약계는 우르소데옥시콜산(담즙산제제)라고 이름붙여진 쓸개즙 합성 물질을 웅담 대신 이용하며 제품 정보에도 UDCA라고 명시한다. 제조사는 기관지염, 초기 폐렴에 열을 내리고 가래를 줄이기 위해 처방하는 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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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 담열청주사액 제품성분 정보 (사진 상해개보약업주식회사 홈페이지)/뉴스펭귄

EIA는 이에 대해 “중국이 지난 2월 야생동물 소비를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육되는 곰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단체는 이어 중국 정부가 야생동물 소비를 금지한 것처럼 멸종위기종을 보존하고 생물다양성을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 소속 중국 전문가는 보도자료에서 “야생동물을 먹는 것을 금지하면서 야생동물 신체 부위가 포함된 약물을 권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야생동물 거래 금지 뜻을 내비친 이전 메시지에 혼동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생동물로 인해 발생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약물에 포함되는 식으로라도 야생동물 소비를 권장하는 것은 생물다양성을 잃어가는 시대에 무책임한 모습이다. 그것이 불법이든 지속 불가능한 산업이든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사육되는 곰의 종은 아시아흑곰(반달가슴곰)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 취약종이다. 중국과 한국만 곰 사육을 합법으로 허용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뉴스펭귄은 철창에 갇혀 음식 쓰레기를 먹으며 살아가는 사육곰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팔다리를 묶인 채 쓸개즙을 채취당하는 사육곰 이미지 (사진 Education for Nature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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