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숲의 날] 기후위기에 사라지는 숲 4곳

  • 임병선 기자
  • 2023.03.21 00:00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지구적 기후위기가 전 세계 각지 숲을 위협하고 있다.

지구 환경이 변하면서 숲도 함께 적응해 왔다. 문제는 인간이 나타난 이후 기후위기와 삼림파괴가 숲의 생물다양성을 낮추고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회복력을 낮춘다는 데 있다. 또한 사막화되거나 숲의 탄소 흡수 능력을 낮추기도 한다. 숲이 사라진다는 건 탄소 흡수원이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후위기가 숲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자생지 변화, 산불 증가, 가뭄 심화, 병원균 발생, 탄소 흡수원으로 쓰기 위한 벌목 후 인공 조림, 곤충 대량 발생 등이다. 숲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3월 21일로 지정된 숲의 날, 기후위기에 위협받는 숲 4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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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

남미에 위치한 아마존 열대우림(Amazon Rainforest)은 지구에서 가장 큰 숲이다. 세계자연기금(WWF)은 기후위기에 의해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사바나로 대체되고 있다고 보고한다. 기후위기가 토양 수분을 말라붙게 하고, 강우 패턴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아마존 숲은 기존 면적에 비해 17%가 파괴됐다. 지난해 3월 영국 엑시터대 컴퓨터공학과 연구진이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아마존 숲 전체 면적 중 75%가 복원력을 잃은 상태다.

물론 아마존 숲 파괴의 유일한 원인이 기후위기는 아니다. 불법 벌목, 숲 개간 등 인위적인 훼손도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기후위기를 비롯해 강수량 저하, 삼림 벌채 지속 등에 의한 아마존 숲 파괴 면적은 2019년 1만129㎢, 2020년 1만1088㎢, 2021년 1만3235㎢ 등으로 기록됐다.

 

2. 동남아시아 맹그로브 숲

맹그로브 숲(Mangrove Forest)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에 형성되는 독특한 숲이다. 염분에 강한 식물들이 숲을 이룬 것이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물에 잠겨 있을 때도, 뿌리를 드러낼 때도 있다.

기후위기는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이로 인해 맹그로브 숲이 죽을 수 있다. 맹그로브는 염분이 있는 물에서 잘 살아가지만, 해수면이 상승하면 바다에 잠겨 있는 시간이 늘어나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기후위기로 인해 폭풍우 빈도와 강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폭풍우는 맹그로브 숲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만 폭풍우가 맹그로브 숲이 파괴됐다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촉진하기 때문에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이 모두 존재한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해수면 상승이나 강수량 변화, 기온 상승에 의한 물 속 염분 증가 등으로 맹그로브 숲을 구성하는 종들이 달라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맹그로브 숲은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등 여러 대륙에 분포해 있다. 그중 동남아시아에 가장 많고, 2011년 미국 지질조사국과 유엔 환경프로그램 연구 기준 41.9% 정도가 동남아시아에 모여 있다.

동남아시아 맹그로브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동남아시아 맹그로브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2008년 발표된 선행 연구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 맹그로브 숲 중에서도 조석 범위가 작고, 퇴적물이 적게 쌓이는 인도, 안다만 섬, 동수마트라 섬 등이 특히 해수면 상승에 취약하다.

아시아 지역 맹그로브 숲과 기후위기 간 연관성은 다른 지역에 비해 연구된 바가 많지 않으나 기온 증가, 강수량 변화, 열대성 저기압(태풍)이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3. 중남미 운무림

운무림(Cloud Forest)은 구름이나 안개가 늘 끼어 있는 장소에서 상록수가 자라는 숲이다. 상록수가 숲 밖으로 빠져나가는 수증기를 막고, 습도가 매우 높아진 숲 내부에서는 이끼와 양치류가 활발하게 자란다. 아프리카 대륙, 중남미 대륙 적도 인근 지역에서 잘 나타난다.

중남미 지역 운무림이 위기에 처했다.  운무림은 기후위기에 매우 민감하다. 수증기 분포나 강수량 등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 지역에서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가 많아져 미묘한 환경 체계가 무너지고, 강수량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푸에르토리코 엘 윤케 국유림에 위치한 엘핀 운무림 (사진 María Rivera)/뉴스펭귄
푸에르토리코 엘 윤케 국유림에 위치한 엘핀 운무림 (사진 María Rivera)/뉴스펭귄

미국 산림청(USDA)은 2019년 4월 발표한 연구결과를 통해 추후 전 세계 25년 간 운무림 60~80%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특 중남미 문제가 심각했다.

2060 기온 상승에 의해 중남미 운무림 100%에서 구름 혹은 안개가 줄어든다고 분석됐다. 다른 지역에서 기후위기 영향으로 운무림 영역이 증가하는 숲도 있었는데, 그 면적은 전체 대비 단 1%에 그쳤다.

운무림에서 구름은 그 이름처럼 매우 중요한 요소다. 구름은 숲 기온을 조절한다. 이렇게 안정된 온도 아래 운무림에서는 멸종위기 모나크나비가 태어나며, 엘핀숲울새(Elfin Woods Warbler, 영명 직역)가 노래한다.

제왕나비 (사진 Edward Parker - WWF)/뉴스펭귄
제왕나비 (사진 Edward Parker - WWF)/뉴스펭귄

 

4. 한국 아고산 침엽수림

날씨가 선선한 한국 산지에서 살아가는 아고산 침엽수림(Subalpine conifer forest)도 기후위기에 위협받고 있다. 기온 상승과 강수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기후 스트레스’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립생태원은 ‘아고산 침엽수림 쇠퇴 원인과 대책’ 자료에서 “아고산대에 서식하는 생물은 대부분 낮은 온도에 오랫동안 적응하여 왔기 때문에 급격한 기온상승은 생장에 심각한 장애요인으로 작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온과 가뭄이 고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지리산 반야봉 서쪽 능선에서 촬영된 구상나무 집단고사 (사진 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지리산 반야봉 서쪽 능선에서 촬영된 구상나무 집단고사 (사진 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2020년부터 구상나무와 전나무, 소나무 등 아고산대 침엽수를 위주로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들은 백두대간, 지리산 등 전국에서 침엽수 집단 고사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기후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구상나무가 위험도가 높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한국 특산종인 구상나무는 한라산 기온이 상승하면서 과거에 비해 39% 정도 사라졌다. 녹색연합 보고에 따르면 지리산, 백두대간 등 구상나무 고사는 전국적 현상이다.

한국의 침엽수가 죽어가는 이유 중에는 소나무재선충병도 있다. 소나무재선충이 기후위기로 인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예측이 명확하지는 않다. 소나무재선충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우는 겨울이 따듯할 때인데, 지구가열화가 심화한다고 해서 따듯한 겨울만 나타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북극한파로 인한 추운 겨울이 대표적 예다. 

 

내 힘으로 숲 지키려면

개인들도 숲 보호 실천에 참여할 수 있다.

해외 환경 관련 재단 '트리 파운데이션(TREE Foundation)'은 개인이 나무와 숲을 지키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10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이들이 말하는 방법은 지자체에 숲 보호 요구, 기존 숲을 파괴하지 않고 숲 만들기, 전 세계 숲 알아보기, 숲 보호 단체 후원 등이 있다.

숲 친화적이거나 인증을 받은 제품 쓰기도 숲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다. 다만 모든 인증이 진짜 숲 보호로 이어지는지는 의문이므로, 단체는 제품 인증 제도가 제대로 작동시키는 캠페인에 직접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단체는 또 숲을 보전하기 위해서 기후변화 해결책을 지지하고, 숲을 자주 방문해 자연과 연결돼 있다는 감정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숲에 대해 가르치며, 숲에 대한 사랑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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