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 영정사진 될까봐... 과학자들이 비행기에서 산호초 사진 찍는 이유

  • 임병선 기자
  • 2020.03.23 18:21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사진 flickr)/뉴스펭귄

해양학자들이 조마조마하게 산호초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호주 북동부에 위치한 그레이트배리어리프(Great Barrier Reef)는 거대 산호초(산호 군락이 커져 형성된 생태계)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지만 바닷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산호는 평소 온도보다 높은 물에 오래 노출되면 하얗게 변한다. 백화현상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이 지속되면 산호는 죽음을 맞는다.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는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수온상승 현상이 발생해 산호 절반이 하얗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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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 산호들에게 또 다시 무더위가 찾아왔다. 그레이트배리어리프를 관리하는 해양공원 측은 지난 2월 이 해안지역 해수면 평균온도가 전 세계 평균보다 1.25도 높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남쪽에 위치한 이 산호들은 지난 두 차례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상승을 겪어 본 적이 없어 수온상승에 더 취약하다. 

무더위 말고도 호주 동부해안은 전 세계 평균에 비해 빠른 속도로 지속적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때문에 이 산호초는 계속 오른 수온을 감당하며 열을 축적해 왔다. 축적된 열은 수온이 상승해 언젠가는 산호가 감당하게 된다. 영국 언론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조사 현황을 보도했다.

그레이트배리어리프 해양공원 측은 산호 백화현상을 확인하러 나섰다. 그들은 산호초 곳곳을 조사하기 위해 위성에서 받은 해양정보를 분석하는 동시에 산호초 지역에 비행기를 띄워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과학자 테리 휴즈(Terry Hughes)는 지난 두 차례 수온 상승 때는 열기가 해안에 집중적으로 축적돼 산호초 지역 남쪽 산호는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 중 남쪽 바닷물도 따듯해진 것을 느꼈다고 했다.

조사는 아직 진행중이다. 과학자들은 연구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산호가 하얗게 변해 있을까 노심초사다.

데이브 와첸펠드(Dave Wachenfeld) 그레이트배리어리프 관찰 프로그램 수석연구원은 “흰색으로 변한다고 해서 산호가 모두 죽는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산호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밝혔다.

산호는 광합성으로 막대한 양의 산소를 생성하기 때문에 지구 기후에 중요하다. 또 각종 해양생물이 살아남는 데 필요한 요소를 제공해 해양생태계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어 과학자들은 산호 백화현상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

왼쪽 산호 백화현상, 오른쪽 백화현상이 지속돼 사망한 산호 (사진 Australia Marine Conservation Society 제공)/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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