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산호, 모바일게임으로 살리는 '방구석 기후행동'

  • 임병선 기자
  • 2021.04.15 12:00
(사진 NASA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게임으로 현실 속 죽어가는 산호를 살리는 데 동참하는 방법이 있다.

지난해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미국 해양대기청(이하 NOAA)과 손을 잡고 네모넷(NeMO-Net) 프로젝트를 출범하면서 같은 이름의 게임을 출시했다. 단체 측은 나사와 NOAA가 가진 위성, 레이더, 드론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산호 백화 현상을 저지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각종 장비를 통해 얻은 정보로 게임 속 바다를 만들었다. 일반인들은 바닷속에서 산호 종을 구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이리저리 돌려 가며 주황색, 흰색 등 산호와 기타 종을 구분하는 여러 색으로, 산호가 아닌 것은 빨강색으로 모두 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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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네모넷 게임화면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실제 네모넷 게임화면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사진 NASA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사용자들이 구분한 데이터는 단지 게임에서 그치지 않고 나사의 산호 백화현상 연구에 도움을 준다. 

사용자들이 쌓은 정보는 슈퍼 컴퓨터가 산호가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건강한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잘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계학습의 기반이 되는 정보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때로 사람 판단이 정확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다른 사용자가 전송한 정보와 연계돼 일정 정확도가 보장된다.

네모넷은 현재 스마트폰으로는 애플 iOS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로 배포되고 있으며, PC로도 맥과 윈도우에서 즐길 수 있으나 윈도우는 아직 베타 버전이다. 누구든 스마트폰이나 PC가 있다면 '방구석 기후행동'에 참여할 수 있다.

산호 생태 정보를 수집하는 나사의 드론 (사진 NASA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전 세계 바다에서 산호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한곳에 자리 잡고 사는 특성 때문에 산호는 수온 변화에 취약하다. 산호는 수온이 높아지면 표면이 하얗게 변하고, 이 상태가 지속되다가 폐사해 갈색으로 변한다.

괌의 경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해양 수온 상승과 일시적으로 해수면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현상으로 인해 34% 정도가 백화를 겪었다. 2020년에는 호주 북서부 그레이트배리어리프 산호의 25% 정도가 대규모 백화 피해를 입었으며, 1000개체 이상이 폐사 징후를 보였다.

산호는 바다 중 1% 정도 면적만 차지하지만, 알려진 해양생물 25% 정도가 서식하는 생명의 보고다. 

왼쪽 산호 백화현상, 오른쪽 백화현상이 지속돼 사망한 산호 (사진 Australia Marine Conservation Society 제공)/뉴스펭귄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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