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추적 장치를 부착한 꿀벌, 흰색 사각형 물체가 RFID다 (사진 국립산림과학원)/뉴스펭귄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 인간 시야로는 지근거리도 보이지 않는 문제가 종종 발생하는데 꿀벌도 인간이 유발한 초미세먼지에 비슷한 영향을 받아 꽃 찾기가 어려워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초미세먼지 농도에 의해 꿀벌이 꽃을 못 찾아 비행시간이 길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과학원 측은 초미세먼지 농도와 꿀벌 이동 시간 간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은 전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사진 국립산림과학원)/뉴스펭귄

이번 연구는 중국 북경식물원에서 지난 2017년 4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꿀벌 400마리의 비행시간을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전후로 비교한 결과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서울대학교 정수종 교수 연구팀은 공동 연구로 꿀벌에게 무선주파수식별장치(RFID)를 부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이 황사가 발생하기 전과 후 꿀벌이 꽃을 찾아다니는 데 소요하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평균 비행시간은 황사 이전에 45분이었으나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1㎍/㎥(마이크로그램퍼세제곱미터, 대기 중 특정 물질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 증가하자 평균 비행시간은 77분으로 이전보다 32분(7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황사가 지나간 이후에도 꿀벌의 길 찾기 능력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 찾기 비행' 시간이 늘어나는 원인은 햇빛의 양이 초미세먼지에 의해 줄어듦에 따라 꿀벌도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꿀벌이 초미세먼지에 길을 헤매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은 생물학 학술지 이콜로지 앤 이볼루션(Ecology and Evolution)에 지난달 23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사진 국립산림과학원)/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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