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동안 쓰레기 배출량은 평소보다 크게 늘어난다. 기후부(전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추석 연휴 쓰레기 발생량은 약 11만8천톤이었으나, 2023년에는 약 19만8천톤으로 5년 사이 67% 증가했다. 명절 기간 전국 공동주택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평소보다 20% 이상 늘어난다.
쓰레기 배출량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재활용이다. 명절에 주로 배출되는 쓰레기는 음식물 쓰레기, 선물세트 포장재, 과일 상자, 일회용기 등이다. 이 중 포장재가 특히 골칫거리다. 전체 포장재의 약 48.4%가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았고 포장 쓰레기는 명절 쓰레기 총량의 30~40%로 추산된다.
복합재질에 이중포장까지, 분리배출 어려워
명절 쓰레기의 재활용이 어려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복합재질, 둘째는 이중·삼중 포장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이중포장이 늘어나는 흐름이 보인다"며 "종이상자 안에 스티로폼 상자를 넣고 둘이 떨어지지 않게 접착제까지 사용한다. 그러면 스티로폼 상자와 종이상자 모두 재활용이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쓰레기 양만 많아지는 게 아니라 재활용이 불가능해진다"며 “이중포장 규제가 애매해 제제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국장도 "예전보다는 단일재질이 많아졌다"면서도 홍 소장과 마찬가지로 "스티로폼과 박스가 붙어있으면 다 떼서 배출해야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복합재질 포장재가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단일재질에 비해 많이 사용된다. 홍 소장은 "보자기, 과일 완충재, 그물망, 보냉가방, 부직포 가방 같은 것들은 복합재질이라서 재활용이 안 된다"며 "일반쓰레기로 배출해 소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스티로폼도 종류에 따라 재활용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데, 색깔 있는 스티로폼 접시 같은 재활용 불가능한 제품이 늘어나고 있어서 문제"라고 덧붙였다.
보냉가방, 스티로폼, 아이스팩... 어떻게 버려야 하나
그렇다면 명절 쓰레기는 어떻게 버려야 할까. 기본 원칙은 여전히 '깨끗하게, 재질별로 분리'다.
종이박스는 폐지로 배출하면 되고, 흰색 스티로폼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종이상자와 스티로폼이 접착제로 붙어있다면 최대한 분리해서 배출해야 한다. 선물 상자 속 트레이도 재질을 확인해 플라스틱류로 분리배출한다.
문제는 복합재질 제품들이다. 보냉가방, 부직포 가방은 종량제 봉투에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보냉가방의 경우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에서는 회수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한다. 김 국장은 "소재가 다양하다보니 분리배출이 복잡하다"며 "최근 정부가 만든 ‘분리배출 누리집’이나 '내 손안에 분리배출' 앱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스팩의 경우 지자체별로 배출 방법이 다르다. 일부 지자체는 아이스팩을 별도로 분리배출하도록 하고 있다. 내용물이 물이 아닌 경우 겔은 일반쓰레기로 버리고 비닐만 분리배출하면 된다. 김 국장은 "지자체에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리배출 최우선은 깨끗하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깨끗한 분리배출'을 강조한다. 김 국장은 "분리배출의 최우선은 깨끗하게 하는 것인데,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 용기를 그대로 버리면 재활용이 불가능해진다.
명절 쓰레기는 일선 선별장에도 큰 부담이 된다. 명절 이후 2~3주간 선별장의 업무량이 극심하게 늘어난다. 재활용이 제대로 되려면 배출 단계에서부터 제대로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뉴스펭귄에 후원으로 힘을 실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