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길어지는 폭염으로 냉방 일수가 늘고 AI 데이터 센터 가동으로 냉매 수요가 지속해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공부문이 냉매 전 주기 관리 강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냉장고나 에어컨과 같은 냉방·냉동기기에 들어가는 냉매는 기후·생태계 변화를 유발하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온실가스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매우 높아 소량 배출만으로도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현재 가장 유통이 활발한 수소불화탄소(HFCs) 계열 냉매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적게는 수백 배, 많게는 1만2000배에 달하는 지구온난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다. HFCs 계열의 대표적인 냉매 R-134a 1톤 누출 시, 1430톤 상당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이는 연간 소나무 20만 그루가 흡수하는 양에 해당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8년 대비 2022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이 7.6% 감소했음에도 HFCs 배출량은 40%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환경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2035년 냉매 배출량 2000만 톤 감축을 목표로 하는 HFCs 관리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온난화 효과가 큰 냉매를 저GWP냉매로 전환, 사용단계에서 신고·누출관리 강화, 관리 대상 범위 확대, 폐기단계에서 냉매 회수 강화가 주요 내용이다.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비법정 관리 대상에서도 법정 기준에 따르는 관리의무를 강화하고 기기 교체·폐기 시 냉매 회수를 의무화하는 등 더 강화된 관리 기준 적용을 예고한 바 있다.
정부의 냉매 관리 강화 기조에 발맞춰 서울시가 26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과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냉매 생산·사용·회수·처리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로 추적·관리하는 전주기 플랫폼을 가동해 공공부문부터 선제적으로 냉매 관리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는 기존에 수기로 관리하던 냉매관리기록부를 냉매정보관리시스템(RIMS)과 연계된 전자표지(QR)를 통해 관리자가 간편하게 조회‧입력할 수 있도록 시 소유시설 72개소에 2765장의 전자표지를 보급했다.
RIMS는 한국환경공단이 전국의 냉매기기를 관리하는 통합 전산시스템으로, 작년 시범사업으로 현장 의견을 수렴해 올 상반기 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진행했다. 광역지자체뿐만 아니라 기초지자체도 관리계통에 추가하고, 전주기 관리를 위한 충전량, 보충량, 회수량 등 이력 관리기능도 추가했다. 여기에 냉매 정보를 토대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환산해 담당자가 정책 기초자료로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돕는다.
시는 9월부터 냉매 기기 관리자 대상 집합교육을 진행하고, 집중관리 필요시설 40개소를 대상으로 현장 밀착 컨설팅과 냉매 누출 점검을 병행할 예정이다. 향후 자치구로 관리 범위를 확장해 공공건물의 관리 경험을 축적하고, 나아가 민간 건물·산업체로 확산시켜 도시 전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권 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냉매는 적절히 관리한다면 누출을 방지하고 회수해 재사용이 가능해 적은 노력으로도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감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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