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9개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가 발표됐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심각Ⅰ'로 상향 조정했다. 전국 연안 수온이 급격히 상승하며 수산 양식 피해 우려가 커지는 등에 따른 조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날 오전 제주 연안과 전남 함평만·도암만·득량만·여자만에 고수온 '경보'를, 서해 중부·남해 서부 연안, 거문도·흑산도, 천수만, 진해만 등 9개 해역에는 고수온 '주의보'를 각각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총 15개 해역에 주의보, 8개 해역에 경보가 내려졌고, 정부는 위기경보를 '심각Ⅰ'로 상향 조정했다. 고수온 특보 해역이 15곳 이상일 때 발령되는 단계다.
전국 주요 연안 수온은 28일 오후 기준 전남 함평만 30.8℃, 전남 여자만 29.6℃, 제주 중문 28.7℃, 충남 태안 27.8℃ 등으로 관측됐다. 고온 상태가 지속되면 양식생물의 대사 이상과 폐사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해수부는 어업인 대상 조기 출하와 긴급방류를 독려하고 있으며, 양식장 관리요령 홍보, 대응 장비 가동, 현장 점검 확대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앞서 23일에는 전남 여수 돌산읍·화정면 등 8개 어가에서 조피볼락(우럭) 61만 마리 방류 신청을 접수해, 전염병 검사를 마친 13만 마리를 올해 첫 긴급방류로 해역에 풀었다.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진 진해만 해역에서는 바닷속 산소가 사라지는 이중 위기가 나타나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6월 진해만 서부 해역에서 산소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를 관측했으며, 저층 용존산소 농도는 0.29~2.33mg/L로 어패류 생존 한계치인 3mg/L를 크게 밑돌았다.
수과원이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진해만 해역을 분석한 결과, 겨울~봄철 수온은 최대 2.18℃ 상승한 반면 저층 산소는 1.40mg/L 감소했다. 퇴적물 속 유기물도 증가해,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13년간 20.6mg/g-dry 증가했고, 산휘발성황화물(AVS) 농도는 2017년 이후 어장환경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빈산소수괴는 여름철 수온 상승으로 상층과 하층이 섞이지 않는 ‘성층’ 현상이 발생할 때 주로 형성된다. 해저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산소를 소비하고, 상층에서 산소 유입이 차단돼 저층 산소가 급격히 고갈되는 구조다. 수심 10m 내외의 수하식 양식장에서는 표층까지 빈산소수괴가 확장될 경우 대규모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진해만은 해수 교환이 원활하지 않은 반폐쇄성 내만 해역으로, 1978년 굴 폐사 이후 매년 빈산소수괴가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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