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내린 비 등으로 폭염 기세가 일부 꺾였지만, 한동안 무더웠던 날씨가 농·수·축산물 시장에 전반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박 한 통에 3만원을 넘기는 등 장바구니 물가 곳곳에 기후위기의 영향이 번지는 모양새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전날 수박(상품) 한 통 평균 소매 가격은 전통시장에서 3만327원으로 3만원을 돌파했다. 유통업계에선 수박 평균 소매 가격이 2만9543원으로 3만원에 육박했으나 이미 3만원 넘는 가격에 파는 곳도 나오고 있다.
수박 가격이 오른 이유는 무더운 날씨가 생육에 영향을 미쳐 수박 당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무더위에 수요가 증가한 것도 수박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무더위는 계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초 AI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 등으로 최근 계란 값이 상승세인데 여름철 폭염으로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높은 온도가 이어지면 산란율이 떨어지거나 폐사 위험 등이 있어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폭염과 열대야 등으로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난 6월 계란 등급판정 물량은 1개월 전인 5월보다 6.1% 줄었다.
초복을 앞두고 닭 가격도 오름세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육계 폐사와 여름철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동안 더운 날씨 속에 가축 폐사도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7월 10일 기준 가축 52만 6천여 마리의 폐사신고가 접수됐다. 가금류 50만 6,238마리에 돼지는 1만 9,768마리 등이다. 이는 돼지 사육마릿수 중 0.17%, 산란계 0.02% 등 수준이다.
최근 광어와 우럭 가격이 뛰었는데 이 역시 기후변화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광어 도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올랐으며 우럭은 같은 기간 41.8% 올랐다. 지난해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양식장에서 집단 폐사가 발생한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짧은 장마 뒤에 여름철 폭염이 곧바로 찾아와 작년보다 2주일 빠르게 고수온 위기경보 ‘경계’단계가 발령됐다.
한편, 농식품부는 8월까지 기존 축산재해대응반을 격상해 농식품부·축평원·농협·지자체 등으로 ‘폭염 대응 가축 피해 최소화 TF’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고수온 장기화에 대비해 긴급방류도 강조하고 있다. 긴급방류는 고수온 시기에 일부 어류를 가두리 밖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이를 통해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용존산소) 필요량을 줄일 수 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뉴스펭귄에 후원으로 힘을 실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