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는 어떤 멸종뉴스가 있었을까요?
<뉴펭요약>에서 정리해드립니다
➡ 185년 만의 돌아온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달이 있습니다
➡ 멸종위기 상어가 골프장에 나타났습니다
➡ 비늘과 고기 때문에 천산갑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 4월에 이어 흑비둘기가 또 울산에 나타났습니다
➡ 100년 안에 새 500종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이토록 반가운 재회
세계에서 제일 작은 수달이 무려 185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작은발톱수달(Asian small-clawed otter)인데요. 네팔 서부의 한 강가에서 구조된 새끼 수달이 이 종으로 공식 확인되면서 1839년 이후 단 한 번도 목격되지 않았다는 기록을 깼습니다. 구조 당시만 해도 정확한 종을 몰랐지만, 국제수달전문가그룹(IUCN Otter Specialist Group)에 의해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이 발견은 과학논문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몸집이 작고 귀여운 외모로 유명한 작은발톱수달은 현재 IUCN 적색목록 멸종위기종(취약종, VU)으로 분류돼 있어요. 주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에 서식하지만, 오염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크게 줄며 발견 사례가 드물었죠. 그런데 2022년 인도 다르질링에 이어 작년에 네팔에서 다시 발견되면서 개체수 복원에 대한 기대가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재발견은 단순한 희귀 동물 목격을 넘어서 네팔의 수달 보전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현재 네팔 정부는 수달 보전 행동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작은발톱수달은 아직 보호종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거든요. 전문가들은 “작은발톱수달을 법적 보호종으로 추가하고 세 수달 종을 아우르는 통합 보전 전략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185년 만의 귀환, 이제는 이 귀한 생명에게 우리가 무엇을 해줄 차례인지 고민해야 할 때 아닐까요?
숲에 떨어진 귀상어
상어가 하늘에서 떨어진다면 믿으시겠어요? 지난 6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한 골프장에서 멸종위기종인 귀상어(Hammerhead Shark) 사체가 숲 속에 떨어지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처음에는 토네이도에 휩쓸렸나 하는 추측도 나왔지만, 진짜 범인은 다름 아닌 맹금류 물수리(Osprey)였어요. 사냥한 귀상어를 나르고 있던 중, 두 마리 까마귀에게 공격을 받아 어쩔 수 없이 놓치고 만 거죠.
물수리는 뛰어난 시력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주로 물고기를 사냥하는데, 보통 30cm 이하의 작은 물고기를 사냥한다고 알려집니다. 그런데 이번 귀상어는 그보다 훨씬 큰 개체였다고 해요. 바다에서 800m 이상 떨어진 숲속 골프장까지 물고 왔다니 정말 대단한 비행이었죠. 현장을 목격한 시민도 “처음엔 그냥 물고기인 줄 알았는데, 망치처럼 생긴 머리를 보고 귀상어임을 알았다”고 전했습니다.
귀상어는 IUCN 적색목록상 ‘취약(VU)’ 등급의 멸종위기종이고, 물수리 역시 한국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입니다. 이 뜻밖의 사건은 인간 활동뿐 아니라 자연 생태계 내에서도 멸종위기종이 얼마나 다양한 상황에 노출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천산갑 수난시대
천산갑 하면 보통 ‘비늘 밀수’를 떠올리시죠? 그런데 이번에 밝혀진 나이지리아의 현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3년간 조사한 결과, 천산갑은 해외 밀수보다 현지 식용 목적으로 훨씬 더 많이 포획되고 있었습니다. 덫에 걸리거나 밭에서 우연히 발견된 천산갑이 주민들 손에 쉽게 잡히고, 대부분은 가정 식탁이나 시장으로 향한다고 해요.
놀라운 건 현지에선 천산갑 고기가 소고기보다도 비싸고 맛있다고 여겨진다는 점이에요. 게다가 “임산부가 먹으면 아이가 건강하다”는 미신까지 더해지면서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죠. 문제는 천산갑이 위협을 받으면 몸을 말아 방어하는 습성 때문에 인간에게 너무 쉽게 잡힌다는 것입니다. 느린 번식 속도까지 감안하면 지금처럼 계속 포획된다면 정말 심각한 멸종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여전히 비늘 밀수도 큰 문제예요. 작년엔 인도네시아에서 무려 1톤 분량의 비늘이 밀수 직전 적발되기도 했죠. 이 양은 천산갑 5900마리의 희생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해요. 세계자연기금(WWF)은 천산갑을 “세상에서 가장 많이 밀렵되는 포유류”라고 부르며, 지역 교육과 법적 보호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울산에 흑비둘기 또 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자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가 6월에도 울산에서 다시 관찰됐습니다. 지난 4월에 이어 같은 해 두 번째 사례로, 둘 다 지역 탐조단체의 고등학생이 포착한 기록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특히 이번에 발견된 울주군 남창 일대는 울창한 상록수림 지역으로 번식 가능성이 있는 환경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만약 실제로 둥지를 튼 것이라면 국내 내륙 최초 번식 기록이 될 수도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철새인 흑비둘기가 단순히 이동 중 잠시 머물렀을 가능성도 있고, 번식을 포기한 개체가 낙오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흑비둘기는 보랏빛과 진주빛이 감도는 화려한 외모를 가졌지만 행동은 매우 은밀해 관찰이 쉽지 않은 종입니다. 둥지나 짝짓기 행동이 관찰되지 않는 이상 번식 여부를 단정하긴 어렵다고 해요.
그래도 이런 반복적인 출현은 분명 의미가 큽니다. 울산 해안숲과 남창 숲 모두 흑비둘기의 서식지로서 생태적 가치를 갖고 있지만, 현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에요. 전문가들은 “이제는 관찰을 넘어서 보호와 연구의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읍니다.
앞으로 100년 사이 일어날 일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100년 안에 전 세계 조류 500여 종이 멸종할 수 있다고 해요. 지난 500년 동안 멸종한 새들보다 3배나 많은 숫자인데요, 그만큼 지금 전 세계 새들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뜻입니다. 희귀한 민목우산새, 투구큰부리새 같은 종들이 사라지면 생태적 기능의 다양성도 함께 줄어든다고 하니 단순한 ‘한 종의 문제’가 아닙니다.
더 안타까운 건, 지금 당장 모든 위협을 멈추더라도 약 250종은 여전히 멸종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에요. 이미 너무 많은 타격 유을 입은 탓이죠. 그래서 연구진은 단순한 보호를 넘어서 번식 프로그램, 서식지 복원 같은 적극적인 보존 활동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몸집이 크거나 날개가 넓은 새들은 사냥과 서식지 파괴에 더 취약해 이들을 위한 맞춤형 조치의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조류보호단체 버드라이프인터내셔널은 “지구상 조류의 절반 가까이가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는데요. 이제는 위기를 실감만 할 게 아니라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독특하고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새들부터 우선 보호 전략을 세우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사는 환경 전체를 지켜나가는 노력이 함께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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