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자리 잡은 야생 너구리들이 서식지 단절로 3곳에 나뉘어 집단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야생 너구리 226개체를 분석한 결과, '인천·서울 서부·경기 남서부', '서울 강서·양천·구로', '경기 북부' 등 3개 지역에 각각 분리된 개체군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너구리는 행동반경이 1㎢ 미만으로 좁은 편인데,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와 서부간선도로 등 대규모 도로로 서식지가 단절된 채 번식하면서 3개의 분리된 개체군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원관은 도심에 자주 나타나는 야생 너구리와 공존하는 방법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수도권 야생 너구리 생태 지도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6개 초위성체 마커를 활용해 수도권에 서식하는 야생 너구리 226개체의 유전적 특성과 행동권, 번식 영역을 분석한 지도다.
너구리는 개과에 속하는 동아시아 토착종으로 우리나라 전역에 사는 잡식성 포유류다. 여우보다 주둥이가 뾰족하고 꼬리는 뭉툭하다.
주로 도시와 숲이 만나는 경계에 서식하나, 최근에는 개발로 서식지와 먹이가 줄어들면서 도심으로 넘어오는 너구리가 늘고 있다.
야행성인데다 겁이 많아 사람을 피하므로 먼저 다가가 접촉하지 않으면 도심에서 사람과 공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도심에 사는 너구리가 광견병에 걸렸을 위험성은 높지 않지만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니 만지거나 접촉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도심 속 너구리 출몰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2021년 81건이었던 너구리 관련 사고가 지난해 117건으로 늘었고, 인천에서는 2020년 너구리 구조 건수 38건이 2024년 85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해 경기 남부에서는 너구리 250개체가, 북부에서는 90개체가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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