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를 잠시라도 초과하면 지구 기후 시스템이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온도가 0.1℃씩 추가로 오를 때마다 위험이 점점 커지며,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도미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연구진은 그린란드와 서남극의 빙상, 대서양의 대규모 해류 순환, 아마존 열대우림처럼 지구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가 가져올 결과를 분석했다.

이른바 기후 도미노. '기후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는 기후시스템이 어떤 임계선을 넘어서면, 인간이 더 이상 제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급격하게 변해버리는 지점을 뜻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 우림이 건조화되면 열대우림이 사바나처럼 변해버릴 수 있고, 그린란드 빙상이 일정량 이상 녹아버리면 더 이상 복구되지 않고 계속 녹아내릴 수 있다.

연구진은 이들 네 가지 요소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지구 평균기온이 1.5℃를 초과하면 2300년까지 이 중 하나 이상 무너질 확률이 45%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현재 수준에 머물 경우 예측이며, 실제 확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온도가 0.1℃씩 더 높아질 때마다 붕괴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위험도가 천천히 오르지만, 기온이 2℃를 넘기면 급격히 증가하는 '가속 구간'에 들어서게 된다. 연구진은 이처럼 순차적으로 연결된 위기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음을 들어 '기후 도미노'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미래 가능성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여름 우리나라 주변 바다 수온이 평년보다 1도 안팎으로 상승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부 해역은 1.5℃ 상승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구 전체 기온은 상승 중이며, 해양 생태계까지 이르는 현실적인 징후로 해석된다.

기후 도미노의 무서운 점은 단순히 온도를 다시 낮춘다고 해서 쉽게 되돌릴 수 없다는 데 있다. 일시적으로 1.5℃를 넘긴 후 다시 낮춘다고 해도, 이미 시작된 변화는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1.5℃에서 1.0℃로 회복하더라도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여전히 50% 이상 붕괴 확률이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명확한 해법으로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Net Zero GHG)'를 제시했다. '순배출 제로'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흡수량을 빼서 실질적인 순배출 0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2100년까지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고, 이후 유지해야만 기후시스템 붕괴 위험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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