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김영화 기자] 한반도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이자 희귀식물인 백양더부살이가 전남 내장산에서 꽃을 피웠다.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쑥 뿌리에 기생해 살아가는 독특한 생태를 지닌 식물이다.
국립공원공단 내장산국립공원백암사무소는 최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백양더부살이의 개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줄기 끝에 촘촘히 달린 통꽃은 보라색 바탕에 흰 줄무늬가 번져 있어 작은 솔방울을 닮았다.
2017년 개정된 국립생물자원관 '한눈에 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따르면, 백양더부살이는 제주도와 일부 남부 지역에서만 분포하는 한반도 고유종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한국 적색목록 평가 기준에서는 '위기(EN)' 단계에 해당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는 아직 등재되지 않았다.
백양더부살이는 1928년 전북 장성군 백양사 인근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약 75년 동안 관찰되지 않아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으나, 2000년 전북 내장천 둔지에서 약 200개체가 다시 발견되며 생존이 확인됐다.
이 식물은 엽록체가 없어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기생식물이다. 국화과 식물인 쑥의 뿌리에서 양분을 흡수하며 살아가고, 종자 발아에 특정 숙주가 필요해 인공 증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햇볕이 잘 드는 평지나 하천변 등 제한된 환경에서만 자생해 서식지 교란에 취약하다.
2006년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당시 박성배 내장산국립공원 자원보전팀장은 "농경지 방화나 제초제 살포, 차량 주차 등 사소한 행위 하나에도 백양더부살이가 쉽게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한편, 백양더부살이는 높이 약 10~30cm 정도이며, 갈색빛이 도는 줄기와 잔털이 있는 비늘 모양 잎이 어긋나게 달린다. 매년 5~6월 사이에 줄기 상단의 이삭꽃차례에 보라색 통꽃이 촘촘히 피어난다. 개화기를 제외하면 지상에서 관찰되지 않아 장기적인 생태 연구도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뉴스펭귄에 후원으로 힘을 실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