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보노보는 나름의 소신이 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인원으로 알려진 보노보가 불공평한 보상 분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함께 실험에 참여한 파트너보다 덜 좋은 보상을 받자, 보상을 거부하거나 실험 자체를 '손절'한 것이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와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이 같은 반응을 '불공정 회피(inequity aversion)'로 해석했다. 단순히 누가 줬느냐보다, 보상의 차이와 그 과정의 공정성 자체를 인식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보노보 여섯 마리를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토큰 교환 실험으로, 보노보가 토큰을 실험자에게 주면 음식을 받는 구조였다. 사전 선호도 조사 결과, 보노보는 포도를 가장 좋아했고, 당근과 사과는 덜 선호했다.
이 조건을 바탕으로 실험한 결과, 보노보는 보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면 실험 참여를 거부했다. 같은 행동을 했는데 한쪽은 포도, 다른 쪽은 당근을 받는 상황에서, 포도를 받지 못한 보노보는 토큰을 주지 않거나 음식을 거부했다. 말은 없었지만, 분명한 항의였다.
인간에게 실망했던 걸까?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사람이 아닌 기계가 보상을 주는 조건으로 두 번째 실험을 진행했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기계가 보상을 주더라도 옆 파트너가 더 좋은 보상을 받는 상황에서는 여전히 거부 반응이 나타났다. 공정성 자체가 문제였다.
흥미로운 점도 있다. 친한 사이일수록 불공정을 더 잘 참는 경향을 보였다. 서로 자주 그루밍하는 보노보 커플은 포도를 받지 못하더라도 실험을 이어갔다. 연구진은 "신체 접촉을 통한 사회적 유대가 있을 때, 불공정함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단순히 가까이 있는 사이였다고 해서 같은 반응이 나타나진 않았다.
연구는 과학 저널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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