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북극이 위에서 녹고, 아래에서도 녹고 있다. 최근 북극 해빙 면적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바닷속에서는 따뜻한 해수가 차올라 해빙을 아래에서 녹이고 있다는 관측 결과도 나왔다.

북극이 위에서 녹고, 아래에서도 녹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북극이 위에서 녹고, 아래에서도 녹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3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서북극해 동시베리아해에서 '대서양화(Atlantification)' 현상이 깊숙이 확장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서양화는 기후변화로 인해 따뜻하고 짠 대서양 바닷물이 북극으로 유입되면서, 바닷물의 성질이 바뀌는 현상이다.

극지연구소 조경호·정진영·양은진 박사 연구팀 관측에 따르면, 해수층 중간에 있던 따뜻한 물이 2000년대 초 대비 약 90m 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따뜻한 해수는 차가운 표면 아래에서 해빙을 '밑에서부터' 녹일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기존 기온 상승이 해빙을 녹이는 주된 원인이었지만, 이번 결과는 해저에서 올라온 열이 해빙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양수산부는 "서북극해에서 장기 수직 관측을 통해 대서양화의 수직적 변화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따뜻한 해수는 열만 전하는 게 아니다. 바닷물 속에 섞여 있는 영양염(해양 생물 먹이가 되는 성분)도 함께 올라오며, 식물플랑크톤이나 해빙 미세조류처럼 바다 표면에 사는 일차생산자 생물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염 공급이 늘면 먹이사슬 구성과 해양생태계 전반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또 최근 위성 분석에서는 북극 해빙 면적이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는 최근 발표한 예비 분석에서 2025년 북극 해빙 겨울철 최대 면적이 약 1,433만㎢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는 1981~2010년 평균 약 1,536만㎢ 대비 약 130만㎢ 감소한 수치로,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79년 이래 역대 최저치다.

이번 수치는 2017년 당시 최저 기록보다 약 8만㎢ 더 낮은 수준이며, 해빙 면적이 최대에 도달한 시점도 예년보다 약 10일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2월 말이나 4월 초에 최대 면적을 기록한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3월 하순에 정점을 기록한 사례는 드물다.

NSIDC는 해빙 면적이 해마다 기상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번 수치만 보더라도 해빙 감소 추세가 뚜렷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분석 결과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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