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지로 향하던 도중 태화강에 기착한 적갈색흰죽지들. (사진 울산시 제공)/뉴스펭귄
번식지로 향하던 도중 태화강에 기착한 적갈색흰죽지들. (사진 울산시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지난 겨울에도 변함없이 우리나라를 찾아와 준 고마운 철새들이 무사히 겨울을 보내고 다시 긴 여정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한편에선 부지런한 여름 철새들이 벌써 번식지에 도착해 다가오는 뜨거운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울산에서는 우리나라 부산에서 겨울을 나고 번식지로 북상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적갈색흰죽지가 쉬기 위해 잠시 내려온 모습이 포착됐다. 태화강 하중도 물새관찰장의 자연환경해설사들은 지난 17일 오전, 먹이 활동 중인 적갈색흰죽지 암컷 두 마리와 수컷 한 마리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적갈색흰죽지는 기러기목 오리과의 겨울 철새로, 우리나라에서는 간헐적으로만 관찰되는 희귀한 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적색목록 준위협(NT)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16~25만여 개체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전 10시경 목격된 적갈색흰죽지들은 태화강의 다른 오리류 무리와 섞여서 먹이 활동을 하다가 다음날 오전이 되기 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의왕시 왕송호수에서 목격된 흰꼬리수리. (사진 의왕시도시공사)/뉴스펭귄
최근 의왕시 왕송호수에서 목격된 흰꼬리수리. (사진 의왕시도시공사)/뉴스펭귄

최근 의왕시 왕송호수에서 목격된 반가운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흰꼬리수리도 먼길을 떠날 채비에 한창이다.

의왕도시공사 조류생태과학관은 왕송호수 일대에서 생태환경 모니터링 활동 중 흰꼬리수리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흰꼬리수리는 매목 수리과의 겨울 철새로, 많지 않은 개체가 우리나라 강과 해안 등에서 겨울을 난다.

조류생태과학관 학예연구사는 “왕송호수를 찾은 다양한 겨울 철새들이 늦어도 이번 주 내 서식지로 다시 북상할 채비를 마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외에도 기러기, 고니, 두루미 등 우리나라를 찾았던 수많은 겨울 철새들이 떠나고 나면,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려는 듯 어김없이 반가운 이들이 찾아온다. 대표적인 우리나라 여름 철새 저어새의 최대 번식지로 꼽히는 인천 남동유수지에서는 벌써 저어새가 관찰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7일 올해 처음으로 남동유수지에서 저어새가 관찰됐다. (사진 권인기 저어새 생태학습관 관장)/뉴스펭귄
지난 3월 7일 올해 처음으로 남동유수지에서 저어새가 관찰됐다. (사진 권인기 저어새 생태학습관 관장)/뉴스펭귄

저어새는 동남아시아 등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 겨울을 나고 여름에 우리나라 서해안 지역으로 올라와 번식을 하는 철새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적색목록 위기(EN) 단계의 국제적 멸종위기종이기도 하다.

인천광역시 저어새 생태학습관 권인기 관장은 “올해 저어새가 남동유수지에서 처음 관찰된 것은 지난 7일쯤이었다”며 “현재(26일 오전 기준) 저어새섬에서 140여 마리 정도가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권 관장에 따르면 작년에는 280여 개체가 같은 장소를 찾았다. 아직 도착해야 할 개체가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한편 인천광역시는 지난 15일 저어새 생태학습관에서 환경단체들과 함께 저어새 환영 잔치를 열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저어새 환영 팻말 꾸미기, 저어새섬 주변 환경 정화 '줍깅’, 남동유수지의 생태적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 활동 등에 참여했다. 저어새 환영 잔치에 앞서 지난 9일 인천시는 국립생태원, NGO 등과 남동유수지 내 저어새섬에 둥지를 만들고 터전을 조성하는 활동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3월 9일 인천시, 국립생태원, NGO 등은 남동유수지 내 저어새섬에 둥지를 만들고 터전을 조성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 저어새 생태학습관)/뉴스펭귄
지난 3월 9일 인천시, 국립생태원, NGO 등은 남동유수지 내 저어새섬에 둥지를 만들고 터전을 조성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 저어새 생태학습관)/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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