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미국 인플루언서가 호주 보호종인 아기 웜뱃을 붙잡아 SNS에 영상을 올려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가디언, BBC,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샘 존스는 최근 호주에서 새끼 웜뱃을 손에 들고 "아기 웜뱃을 잡았다"며 영상을 촬영했고, 이 과정에서 아기 웜뱃은 몸부림치며 날카로운 소리로 울었다.
영상 속 어미 웜뱃은 아기 웜뱃을 쫓아갔지만, 촬영자는 이를 보고 웃으며 "어미가 쫓아온다!"고 말했다. 웜뱃을 다시 도로 위에 내려놓은 존스는 "내 꿈이 이뤄졌다"며 SNS에 게시했고, 비판이 쏟아지자 "단 1분 동안만 조심스럽게 잡았으며, 새끼는 어미와 함께 숲으로 돌아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호주 웜뱃보호협회는 "새끼를 길에 내려놓은 것은 로드킬 위험을 키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아기 웜뱃 대신 악어 새끼를 어미에게서 빼앗아 보면 어떻게 되는지 직접 경험해보라"며 일갈했고, 페니 윙 외무부 장관도 "끔찍한 영상이었다"고 표했다.
호주 법에 따르면 야생동물을 해치거나 무단 포획 행위는 불법이다.
호주 내무부는 인플루언서 샘 존스의 비자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며, 토니 버크 장관은 "향후 그가 다시 호주에 입국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현재 논란의 영상이 올라간 SNS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으며, 영상 또한 삭제된 상태다.
끊이지 않는 '거리두기 실패' 논란
야생동물과 무분별하게 접촉해 공분을 산 사례는 반복돼 왔다.
뉴질랜드에서는 리얼리티 TV출연자가 보호종 '웨카 새'를 잡아먹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샀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환경부는 "보호종을 함부로 해치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며 수사에 나섰다.
최근 국내에서는 울산대공원서 처음 발견된 '녹색비둘기' 사진이 널리 알려지자, 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려는 일부 탐조객이 돌을 던지거나 인위적으로 나뭇가지와 열매를 설치하는 등 부작용이 일기도 했다. 이에 지난 13일 울산시설공단은 공식 인스타그램에 '녹색비둘기 관람 시 주의사항'을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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