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배진주 기자] 봄의 시작을 알리는 복수초가 한파 속에 개화했다. 평년 개화일에 비해 2주 가까이 빨랐는데 기후변화에 따른 사례로 해석된다. 한편, 복수초 외에도 많은 꽃이 개화 시기가 당겨지고 있다.
산림청은 입춘인 지난 3일 홍릉숲의 복수초가 노란 꽃잎을 피우며 다가오는 봄의 시작을 알렸다고 밝혔다. 홍릉숲은 동대문구 국립산림과학원에 있는 숲으로 한국 최초의 수목원이다.
올해 처음 모습을 드러낸 홍릉숲 복수초는 평년(1991~2020) 개화일인 2월 18일에 비해 약 2주 가까이 빨리 개화했다. 이는 1985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열 번째로 빨랐다.
국립산림과학원 생물계절조사팀이 홍릉숲 복수초 개화 특성을 분석한 결과, 평균 개화 시기가 예전에 비해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전 평균 개화일은 2월 28일±9일이었지만 2000년 이후에는 2월 9일±18일로 약 19일 정도 앞당겨졌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의 평균 개화일은 1월 23일±12일로 과거보다 한 달 이상 빨랐다.
산린생태연구과 최형태 과장은 “복수초의 이른 개화는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후변화로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건 복수초만의 일이 아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한 연구팀이 2022년에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많은 식물이 약 한 달 일찍 꽃을 피웠다.
이 연구는 406종에 대한 40만 개 이상의 관찰 결과를 살펴봤다. 첫 개화 날짜를 계기 온도 관측과 결합했다. 연구 결과, 1987~2019년 평균 첫 개화 날짜가 1753~1986년 평균 첫 개화 날짜보다 한 달 빨랐다.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 생태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구진은 “개화 시기가 크게 변화하면 식물이 계절에 맞춰 함께 움직이던 수분 매개 곤충이나 씨앗을 퍼뜨리는 동물들과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면서 “마찬가지로 많은 동물과 곤충들은 꿀이나 열매에 의존하는데, 개화 시기가 달라지면 필요할 때 이를 구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찍 꽃이 피는 식물은 서리 피해 위험이 더 큰데, 이는 농업 등 여러 분야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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