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푸른펭귄. (사진 Phillip island)/뉴스펭귄
쇠푸른펭귄. (사진 Phillip island)/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평생 한 짝과 사는 것으로 알려진 요정펭귄도 때때로 이혼하고 새 짝을 찾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모나쉬대 연구진은 번식기마다 같은 짝을 찾아가는 요정펭귄이 번식에 만족하지 못하면 이혼하고 새 짝을 만난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11일 생태와 진화 저널에 실렸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펭귄인 요정펭귄의 실제 이름은 쇠푸른펭귄이다. 푸른색 털을 지닌 이 펭귄 이름의 '쇠'는 '작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호주 필립섬에 사는 쇠푸른펭귄이 13번의 번식기 동안 짝을 바꾸는 비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약 1000쌍의 쇠푸른펭귄 중 이혼한 사례는 250건이었으며, 이혼율이 낮은 시기에 집단 전체의 번식률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번식기 동안 같은 짝을 유지한 펭귄이 많을수록 전반적으로 더 많은 새끼가 태어난 것이다. 반면, 일부 펭귄은 번식기마다 새로운 짝을 찾았고 연구진은 이를 '이혼'으로 표현했다. 연구진은 번식기가 덜 생산적인 시기일수록 이혼율이 높아지고, 생산성이 높은 시기에는 이혼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발견했다.

(Philips Island)
쇠푸른펭귄. (사진 Phillip island)/뉴스펭귄

쇠푸른펭귄은 일반적으로 번식기가 오면 이전 번식기에 짝을 맺었던 상대를 찾아간다. 그러나 일부는 다음 번식기에 새로운 짝을 찾았으며 연구진은 이 행동을 '이혼'으로 표현했다. 특정 시기의 이혼율이 집단의 번식률을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지표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쇠푸른펭귄이 이혼하는 이유로 생식 장애나 환경 스트레스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혼율이 높은 시기에는 많은 펭귄이 다시 짝을 찾고 구애하느라 번식이 늦어지고, 이는 오히려 번식률을 낮추는 위험한 결정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새로운 커플은 기존 커플만큼 번식에 능숙하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

결론적으로 쇠푸른펭귄이 오래 한 쌍으로 살아가는 데는 과거의 번식 경험이 중요했다. 수컷이 좋은 위치에 둥지를 확보하고 새끼를 잘 키우면 같은 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쇠푸른펭귄은 큰 무리를 이루며 살아가므로 짝을 바꾸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구를 이끈 리처드 레이나 모나쉬대 교수는 "번식기에 만족스럽지 못한 경험을 한 펭귄은 새로운 짝을 찾아 번식률을 높이려 한다"며 "모든 펭귄이 평생 같은 짝과 짝짓기를 한다는 통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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