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어릴 때 한쪽 눈을 실명했지만 평균 수명보다 2배 넘게 생존한 옐로스톤 최고령 늑대가 경쟁 무리와 싸우다 숨을 거뒀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인간의 개입 대신 늑대 재도입을 통해 생태계를 되살렸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 늑대가 인간 손이 아닌 자연의 섭리 속에서 사망한 것에 주목했다.
8일(이하 현지시간)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지난달 25일 미국 와이오밍주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사는 회색늑대 '907F'가 경쟁 무리와의 싸움 끝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암컷 회색늑대 907F는 지난 12월 22일 새끼들과 함께 옐로스톤 강 북쪽에서 들소 사체를 먹다가 다른 늑대 무리와 마주쳤고 싸움을 벌였다.
늑대 907F는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어 3일 후인 25일 사망했다. 이 늑대 몸에 부착된 장치는 26일 '사망' 신호를 보냈는데, 늑대가 12시간 동안 전혀 움직이지 않았을 때 자동 발신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이 추정했다.
2013년 태어난 늑대 907F는 어렸을 때부터 피부병을 앓아 꼬리털 절반을 잃었으며 4살에는 원인 불명으로 왼쪽 눈을 실명했다.
그럼에도 계속 무리를 이끌어 '늑대의 여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성체가 된 후로 매년 번식했는데, 지난해 5월에는 10번째로 마지막 새끼를 낳았다.
옐로스톤 늑대 프로젝트 담당자인 테일러 라베는 "907F의 죽음은 슬프지만, 늑대가 인간 손에 죽지 않고 자연 속에서 죽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하다"며 "우리는 항상 늑대의 자연스러운 죽음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늑대 907F는 11년을 살았는데 평균 수명이 4~5년인 다른 회색늑대보다 2배 넘게 생존한 보기 드문 사례다.
1995년 옐로스톤 생태계 복원을 위해 최상위 포식자인 회색늑대를 재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11년을 살았다고 기록된 개체는 907F를 포함해 6개체다.
한편, 옐로스톤에서 가장 오래 산 늑대로 알려진 '478F'는 12.5년을 생존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뉴스펭귄에 후원으로 힘을 실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