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상상하던 유니콘과 이 동물...얼마나 닮았나요?
사올라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아시아의 유니콘으로 불리는 사올라(Saola)가 사람들에게 발견된 건 불과 32년 전이다. 1992년 5월 세계자연기금(WWF)과 베트남 정부 합동 조사팀이 베트남 북부에서 그 존재를 처음 확인하면서 새로운 종으로 기록됐다. 조사팀이 당시 원주민 사냥꾼의 오두막에 걸린 길고 우아한 뿔을 가진 두개골을 발견했고, 이전에는 본 적 없는 포유류의 것임을 알아차리면서 사올라의 존재가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1992년까지 몸길이 150~200cm, 몸무게 85~100kg에 달하는 사올라가 과학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사올라는 50년 만에 과학계에 등장한 대형 포유류였다. 당시 학계는 사올라를 마지막으로 지구상의 모든 대형 포유류를 확인했다고 결론내렸다.
이후 1994년 6월 현지인이 포획한 생후 5개월 된 수컷과 얼마 뒤 발견한 두 마리의 사올라를 연구를 위해 포획했지만 세 마리 모두 죽고 말았다. 가장 최근 개체를 확인한 것은 2013년 11월로 그 이후로는 10년 넘게 발견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32년 전 첫 발견...지구에서 가장 희귀한 포유류
사올라는 멸종위기 동물 중에서도 목격담이 거의 없는 희귀동물이다. 살아있는 개체가 종종 확인되지만 포획에는 실패해 개체수를 비롯한 많은 정보가 알려져 있진 않다. 지금까지 사육된 적이 한 번도 없어 어떤 동물원에서도 볼 수 없다. 과학자와 동물학자들 사이에선 신비의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전체적인 색은 짙거나 밝은 갈색으로 눈언저리에 흰색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암수 모두 직선형의 날카로운 뿔을 가지고 있는데, 암컷은 좌우의 뿔이 평행하게 자라고 수컷은 뿔 끝이 위쪽으로 벌어져 있다는 차이가 있다. 뿔은 최대 50cm까지 자란다.
뿔이 뒤로 구부려져 있어 영양을 닮은 듯 하지만 분류상 사슴과가 아닌 소과에 속한다. 습성은 예민한 편으로 2~7마리가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고 알려진다.
사올라는 초식동물로 주로 무화과나무와 각종 나무의 잎사귀를 먹는다. 서식지는 베트남과 라오스 국경의 산맥 지역이다. 여름철에는 해발 2000m 내외의 높은 곳에서 지내다가 겨울에는 해발 200m까지 내려와 평지에서 생활한다고 전해진다.
심각한 멸종위기종...야생보호구역 지정해 밀렵과 벌목 금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06년 멸종위기종 적색목록에 사올라를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으로 등재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기록된 개체는 11마리에 불과하며 추정 개체수는 100마리 미만이다.
사올라가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가장 큰 원인은 밀렵 올무와 불법 벌목으로 인한 서식지 분열과 파괴다. 사올라가 가장 좋아하는 환경은 자연 초목과 안개로 뒤덮인 숲과 강둑인데 댐 건설과 상업 농경지 전환으로 침수되거나 단절되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 정부에서는 야생보호구역을 지정해 사올라의 밀렵과 벌목을 금지하고 있다. 2007년에는 WWF-베트남 지원으로 일부 지역에 사올라 보호구역을 설정하고 산림 경비대가 올무 덫을 제거하고 밀렵 및 불법 벌목 캠프를 해체했다. 베트남 과학기술 아카데미는 종 보존을 위해 사올라 복제를 시도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밀렵과 올무 수위가 여전히 높다고 알려진다.
사올라의 보존을 위해 WWF와 IUCN은 사올라 워킹그룹(SWG, Saola Working Group)을 만들어 직접 개체를 찾아내 보호하려 하고 있다. 사올라를 구하는 일을 두고 WWF 반 응옥 틴 박사는 “사올라를 구할 수 있다면 우리의 숲, 야생동물, 생태계 서비스를 구할 수 있다. 이것은 단지 멸종위기에 처한 종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그것이 대표하는 것을 지키는 싸움이다”라고 표현했다.
<뉴펭이알: 뉴스펭귄의 ‘이거 알아?’>에서는 매주 월요일 동물과 환경 상식을 전달한다. 멸종위기종,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탄소문제와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헷갈리거나 잘 몰랐던 이야기를 정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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