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바람이' 딸 암사자가 아빠가 있는 청주동물원으로 간다. 바람이와 딸이 재회할 청주동물원은 관람과 전시를 후순위로 둔 '모범 동물원'으로 유명하다.
과거 부경동물원에 살던 바람이는 갈비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말라 일명 '갈비뼈 사자'라고 불리던 수사자다. 바람이 딸이라고 알려진 암사자 D는 바람이가 청주동물원으로 이동한 후 같은 전시장에 갇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시 바람이 딸은 반복적으로 벽을 긁는 등 정형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3일 충북 청주시는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지내다 5월 강원 강릉의 사설동물원으로 옮겨진 암사자를 청주동물원으로 데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졌던 부경동물원은 지난해 11월 재정난으로 폐업했다.
청주동물원도 이날 SNS에 "이송 날짜는 환경청의 허가가 떨어지고 나서 정해진다"며 "8월 안에는 이송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빠 바람이와 딸 D가 서로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사자는 무리를 이뤄 사는 동물이니 모여 살아야 한다"며 "부경동물원이 야생동물을 돈 버는 수단으로 여기고 괴롭힌 건 사실이지만 바람이 딸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이송을 결정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바람이와 딸이 재회할 청주동물원은 관람과 전시를 후순위로 둔 '모범 동물원'으로 유명하다. 좁은 공간이 유독 불편한 코끼리 같은 대형동물이 없고 조류 방사장은 관광객 출입을 금지하며 사육사 대신 동물복지사가 있다. 이 동물원은 다친 야생동물을 치료해 방사하는 일도 꾸준히 해왔다.
청주시는 부경동물원 폐업 후 바람이 딸 D를 청주동물원에 데려오려고 했지만 부경동물원 측의 소유권 주장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부경동물원이 문을 닫으면서 남은 동물이 경매에 부쳐졌고 사설동물원들이 위탁·매입했다. 바람이 딸 D도 강릉 쌍둥이동물원에 위탁됐으나 최근 부경동물원 대표가 청주시에 기증하기로 하면서 이송이 결정됐다.
한편 바람이 딸과 함께 쌍둥이동물원으로 옮겨졌던 백호 1마리는 그대로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부경동물원의 열악한 상황을 알리고 먹이 공급을 이어오던 동물학대방지협회는 SNS에 "백호는 아직 논의가 더 필요해 안타깝지만 그대로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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