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유호연 인턴기자] "움파룸파 둠파디 두~"
영화 '웡카'에 등장하는 소인족 움파룸파는 웡카의 초콜릿을 몰래 훔쳐간다. 움파룸파는 부자가 됐겠다. 초콜릿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콜릿 원재료인 코코아콩의 가격이 톤당 약 8500달러(약 114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지난해 약 2500달러(약 335만원)의 3배가 훌쩍 넘는다.
코코아콩 가격이 이렇게 폭등한 이유는 생산지에서 발생한 '이상기후' 탓이다.
세계기상기여조직(World Weather Attribution)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아프리카에 이례적으로 이른 폭염과 습기가 기승을 부렸다. 서아프리카 온도와 습도를 고려한 지수인 열지수는 평균 50℃를 넘으며 '위험' 수준으로 분류됐다. 열지수 최대 60℃를 기록한 지역도 있었다.
특히 이상기후가 가장 심했던 2월 11일부터 15일까지는 40℃가 넘었다. 통상 이같은 더위는 서아프리카에서도 3, 4월은 넘어야 볼 수 있다. 고온으로 인해 토지 증발 속도가 빨라지자, 작물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지 않는 것도 심각한 문제가 됐다.
카카오 나무를 괴롭히는 것은 더위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폭우도 쏟아졌다. 2023년 서아프리카 총 강수랑은 지난 30년 평균치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강한 비로 형성된 습한 기후는 곰팡이 피해인 흑점병을 발생시켜 코코아콩을 썩게 했다.
서아프리카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코코아 수출국인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의 나라가 있다. 두 나라의 코코아콩 생산량만 합쳐도 전세계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보통 몇 달 전에 코코아콩을 구입하지만 이젠 상점에서 파는 초콜릿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BBC는 일부 인기 있는 부활절 달걀 초콜릿 가격이 50% 인상됐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에너지기후정보기관(Energy&Climate Intelligence Unit) 앰버 소여 분석가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활적 달걀의 주재료인 코코아 콩을 재배하는 서아프리카 농부들은 극심한 더위와 강우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뉴스펭귄에 후원으로 힘을 실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