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lipartkorea)/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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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펭귄 유호연 인턴기자] "움파룸파 둠파디 두~"

영화 '웡카'에 등장하는 소인족 움파룸파는 웡카의 초콜릿을 몰래 훔쳐간다. 움파룸파는 부자가 됐겠다. 초콜릿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콜릿 원재료인 코코아콩의 가격이 톤당 약 8500달러(약 114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지난해 약 2500달러(약 335만원)의 3배가 훌쩍 넘는다.

코코아콩 가격이 이렇게 폭등한 이유는 생산지에서 발생한 '이상기후' 탓이다.

코코아콩.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코코아콩.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세계기상기여조직(World Weather Attribution)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아프리카에 이례적으로 이른 폭염과 습기가 기승을 부렸다. 서아프리카 온도와 습도를 고려한 지수인 열지수는 평균 50℃를 넘으며 '위험' 수준으로 분류됐다. 열지수 최대 60℃를 기록한 지역도 있었다.

특히 이상기후가 가장 심했던 2월 11일부터 15일까지는 40℃가 넘었다. 통상 이같은 더위는 서아프리카에서도 3, 4월은 넘어야 볼 수 있다. 고온으로 인해 토지 증발 속도가 빨라지자, 작물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지 않는 것도 심각한 문제가 됐다.

카카오 열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카카오 열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카카오 나무를 괴롭히는 것은 더위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폭우도 쏟아졌다. 2023년 서아프리카 총 강수랑은 지난 30년 평균치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강한 비로 형성된 습한 기후는 곰팡이 피해인 흑점병을 발생시켜 코코아콩을 썩게 했다.

서아프리카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코코아 수출국인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의 나라가 있다. 두 나라의 코코아콩 생산량만 합쳐도 전세계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보통 몇 달 전에 코코아콩을 구입하지만 이젠 상점에서 파는 초콜릿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BBC는 일부 인기 있는 부활절 달걀 초콜릿 가격이 50% 인상됐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활절 달걀초콜릿. 유럽과 북미에선 부활절에 달걀모양 초콜릿을 나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부활절 달걀초콜릿. 유럽과 북미에선 부활절에 달걀모양 초콜릿을 나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영국 에너지기후정보기관(Energy&Climate Intelligence Unit) 앰버 소여 분석가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활적 달걀의 주재료인 코코아 콩을 재배하는 서아프리카 농부들은 극심한 더위와 강우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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