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돌고래 죽일뻔한 '주렁주렁' 미역줄기 정체 (영상)

  • 남주원 기자
  • 2024.01.30 17:31
종달 꼬리에 걸려있던 낚싯줄.  (사진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뉴스펭귄
종달 꼬리에 걸려있던 낚싯줄.  (사진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올가미에서 벗어난 남방큰돌고래 소식이 전해졌다.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은 29일 오전 11시 59분 남방큰돌고래 '종달'의 꼬리지느러미에 얽혀있는 낚싯줄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전했다.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은 해양다큐멘터리팀 돌핀맨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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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에 따르면 종달에게서 제거한 낚싯줄은 길이 2.5m에 달하며 무게는 196g다. 

돌핀맨 이정준 감독이 종달 꼬리에서 제거한 낚싯줄을 들고 있다. (사진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뉴스펭귄
돌핀맨 이정준 감독이 종달 꼬리에서 제거한 낚싯줄을 들고 있다. (사진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뉴스펭귄

낚싯줄이 제거된 종달은 한결 자유로운 모습으로 바다를 누비고 있다. 어미 남방큰돌고래 'JTA086'과 밀착해 유영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하지만 안도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종달 꼬리와 입, 몸통에는 여전히 낚싯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은 나머지 낚싯줄을 제거하기 위해 30일에도 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낚싯줄 제거 전 종달. (사진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뉴스펭귄
낚싯줄 제거 전 종달. (사진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뉴스펭귄
낚싯줄 제거 후 종달. (사진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뉴스펭귄
낚싯줄 제거 후 종달. (사진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뉴스펭귄

종달 구조를 위한 세 기관의 협력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3년 11월 8일 돌핀맨 이정준 감독은 어미와 함께 있는 새끼 돌고래의 주둥이와 꼬리지느러미에 낚싯줄이 얽혀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는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발견한 이 돌고래에게 종달이라는 이름을 붙어준 뒤 건강상태를 지켜봤다.

시간이 지날수록 낚싯줄은 종달 몸통에 파고들어 깊은 상처를 냈다. 꼬리에 달린 낚싯줄에는 갈수록 많은 해조류가 달라붙어 정상적인 유영을 방해했다.

이에 돌핀맨·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핫핑크돌핀스는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을 결성했고, 해양수산부에 위급상황을 알린 후 종달 구조에 필요한 승인을 받았다. 

세 기관은 국내외 전문가와 합심해 최대한 안전하고 성공적인 구조 계획을 세웠다. 이번 낚싯줄 제거 작업이 꾸준한 협력을 통해 이뤄진 결실임을 알 수 있다.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선박충돌과 연안 개발사업, 기후위기, 해양쓰레기 등 인간활동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은 "국제보호종 제주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처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무분별한 낚시행위와 선박관광 등을 금지시켜야 한다"며 강력한 보호대책을 촉구했다.

이어 "지역적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가 안심하고 바다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생태법인 제도' 도입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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