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치료 중인 독수리. (사진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치료 중인 독수리. (사진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미국 동물원 인식표를 단 독수리가 전남 광양에서 구조돼 화제가 된 가운데 오보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30일 다수의 국내매체는 미국 덴버동물원 인식표가 부착된 독수리가 전남 광양에서 다친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내용 자체는 사실이나 독수리가 미국에서부터 광양까지 날아온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보는 어떠한 사건이나 소식을 그릇되게 전해주는 것을 뜻한다. 많은 매체에서 제목은 물론 본문에도 정확한 사실을 명시하지 않아, 마치 독수리가 미국 동물원을 탈출해 광양까지 비행해온 것처럼 보도했다. 

회복 중인 독수리. (사진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회복 중인 독수리. (사진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기사 제목과 내용이 범람하자 이 독수리를 구조한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측은 난감한 기색을 내비쳤다.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측은 "오늘의 핫이슈가 돼버린 독수리... 이 독수리는 미국 덴버동물원에서 온 게 아니라, 덴버동물원팀이 몽골에 가서 인식표를 달았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며 "사람들이 이상하게 이해해서 덴버동물원에서 탈출한 녀석으로 알고 있다"고 공식 인스타그램에 30일 밝혔다.

이어 "사실은 몽골에서 왔다. 뉴스 기사는 산으로, 센터에 전화는 폭증"이라며 "치료가 잘 되길 바랄 뿐이다. 날개 탈구가 과연 회복될지 모르겠지만 치료 중"이라고 전했다.

몽골에 체류하는 미국 덴버동물원 연구팀이 독수리에 인식표를 부착해 날려보낸 것이 우리나라 광양으로 넘어온 것 같다는 설명이다.

독수리 발목에 부착돼 있던 인식표. (사진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독수리 발목에 부착돼 있던 인식표. (사진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뉴스펭귄

30일 하루 만에 수많은 뉴스를 장식한 이 독수리는 전날 오후 12시 17분쯤 광양시 광양읍 한 밭에서 날개뼈가 탈구된 상태로 발견됐다.

독수리 발목에는 미국 덴버동물원 인식표가 부착돼 있었으며 "발견 시 연락 바란다"는 문구가 영어와 몽골어로 적혀 있었다.

한편 독수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이다. 

몽골에서 한국으로 날아오는 독수리는 대부분 1~5년생 어린 개체들이다. 이번에 발견된 독수리 역시 몸무게 6.4㎏로 비교적 어린 개체이며, 고압 전선에 걸려 피해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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