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남생이를 불법 보관하던 상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진경찰서는 천연기념물 453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토종 거북 남생이를 불법 보관한 혐의로 부전시장 상인 70대 A 씨 등 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8월 사이 부전시장에서 남생이 7마리를 불법으로 보관하면서 판매하려던 혐의를 받는다. 상인 A 씨 등 4명은 다른 생물을 사면서 남생이가 우연히 딸려 왔을 뿐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인 줄 몰랐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생이는 과거 국내 하천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기후위기,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환경오염, 로드킬 등으로 개체수가 감소해 지금은 멸종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토종 거북이다.
살아있는 남생이가 발견된 곳은 부전시장 내에서도 민물고기를 중탕해 약재 등 보양식으로 만들어 파는 구역이다. 최초 신고자인 남상헌 한국남생이보호협회장은 13일 <뉴스펭귄>과 통화에서 "부전시장에서는 사실 수년 전부터 남생이를 숨기고 판매해 왔다"면서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에도 불구하고 수법은 더욱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헌 협회장에 따르면 남생이를 불법 판매하는 곳에서는 아무에게나 '진짜' 남생이를 보여주지 않는다. 한 가게를 최소 두 차례 이상 방문해 남생이를 구하러 왔다는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줘야만 구경이라도 할 수 있다.
불법으로 잡힌 남생이는 몸보신용 약재를 만드는 데 사용되거나 일부 파충류 애호가들에게 고가에 팔린다. 한국남생이보호협회는 수년간 조사를 통해 부전시장 외에도 대구 칠성시장과 서문시장, 마산의 재래시장에서 남생이가 불법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천연기념물인 남생이를 불법으로 잡아 심지어 식용으로 판매까지 하는데도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남 협회장은 "멸종위기종인데도 처벌은 종종 벌금형에 그친다"면서 "요즘에는 개,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 관련 범죄에 의미 있는 법 집행이 이뤄지는 과정에 있다. 하물며 멸종위기종인데 처벌수위가 약해서 되겠나.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구조된 남생이 7마리는 한국남생이보호협회에 있는 자연방사훈련장에서 치료와 먹이급여 등 훈련을 거친 후 내년 5~6월쯤 야생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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