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화천의 마지막 사육곰 '주영이'가 철창을 벗어난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10월 8일 주영이를 데리러 갑니다"라며 사육곰 주영이의 농장 해방 소식을 공식 인스타그램에 5일 전했다.
2013년생 암컷 반달가슴곰인 주영이는 강원도 화천에 마지막으로 남은 웅담 채취용 사육곰이다. 도살 연령인 10살이 되자 웅담을 구매하고 싶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하지만 농장주는 공영 생추어리(동물보호구역)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주영이를 살리기로 결심했다.
카라 활동가들은 4년 전부터 주영이를 만났지만 데려올 여건이 되지 않아 종종 안부만 확인해온 터였다. 그러던 중 최근 한 후원자가 구조비용 5000만원과 함께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사육곰을 더 구출해줄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 곰인 주영이를 죽이고 싶지 않아 기르고 있던 농장주도 흔쾌히 승낙했다.
그날부터 활동가들은 수시로 주영이를 찾아가 과일과 꿀 등 먹이를 제공했다. 처음에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공격적이었던 주영이는 활동가들의 노력 덕분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사람이 다가가면 거세게 철창을 치고 콧김을 내뿜던 주영이는 이제 손으로 주는 먹이도 받아먹는다.
철창에 어깨를 갖다 대며 근육주사를 맞는 훈련도 성공하고 있다. 근육주사 훈련을 하는 이유는 구조 당일 주영이에게 '블로건(Blowgun)'을 최대한 쏘지 않기 위해서다. 블로건은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어 주사기를 발사하는 마취 장비다. 8일 주영이의 상태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만약 손으로 가볍게 주사를 놓을 수 있다면 주영이가 겪을 공포스러운 경험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단체는 "곰을 옮기려면 마취를 위해 블로건을 쏴야 한다. 그런데 블로건은 무척 아파서 동물의 마음에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라는 사단법인 단체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함께 웅담채취용 사육곰을 돌보기 위한 생추어리 건립 등을 추진해오고 있다. 카라가 이번 주말 주영이를 데려오면 국내 사육곰 농장 19개 중 하나이자 강원도 화천에 남아있던 마지막 사육곰 농장이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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