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최나영 기자] 17년 만에 수족관에서 나와 고향 바다로 돌아가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근처에 낚싯배가 접근한 사례가 발견됐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의 성공적인 야생본능 회복을 위해서는 선박이 가까이 가선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인간 손에 길들여졌던 돌고래, 야생 회복위핸 인간 접촉 최소화해야"
8일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비봉이가 야생 바다에 적응하기 위해 지내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 가두리 바로 옆에서 선박이 목격됐다. 해당 선박은 가두리 인근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핫핑크돌핀스는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해당 선박 선장에 전화를 걸어 비봉이의 가두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설명을 들은 선장은 조금 뒤 선박을 먼 곳으로 이동시켰다.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가두리 주변으로 낚싯배, 돌고래 관광선박, 모터보트 등 인간이 탄 선박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차단해 줄 것을 해수부에 요청했다. 해수부는 제주도와 협의해서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환경단체들은 선박이 가까이 접근하면 비봉이의 야생본능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며 인간의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선박뿐 아니라, 사람이 가까이 헤엄쳐서 가거나 카약을 타고 가거나 드론을 날리거나 하는 등의 행위들이 모두 비봉이의 야생본능 회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비봉이 건강한 상태… 활어 스스로 잘 사냥해 먹어”
야생방류 시기는 아직 미정… “비봉이 적응시기 맞춰 내보낼 것”
비봉이는 2005년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혼획돼 서귀포시 퍼시픽리솜에서 17년 넘게 공연을 하며 지냈다. 야생 바다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 등보다 훨씬 오래 수족관 생활을 한 것이다. 비봉이의 야생방사 성공에 관계자들이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조 대표는 “제돌이의 경우 야생 방류 전 가두리 안에 다른 돌고래들과 같이 있었고 수족관 생활이 비봉이보다는 길지 않았다”며 “비봉이는 가두리에 혼자 있고 수족관 생활도 길었기 때문에 조금 더 주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현재 비봉이의 상태는 어떨까? 조 대표는 “건강한 상태”라고 소식을 전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비봉이는 스스로도 활어를 잘 사냥해 먹고 있다. 조 대표는 “비봉이 적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긴 하지만 비봉이만 특별히 아주 위험하거나 우려가 큰 것은 아니다”며 “인간 손에 길들여졌던 돌고래는 하나같이 이런 인간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비봉이도 그런 과정을 지금 차츰차츰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봉이 야생방사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조 대표는 “비봉이가 야생 본능을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적응상황에 따라 (가두리 밖으로 내보내는 일정을 정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비봉이는 지난 4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적응훈련용 가두리에 옮겨졌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뉴스펭귄에 후원으로 힘을 실어주세요.

